‘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씨가 11월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출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씨의 소속팀 감독이 이번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바탕으로 기용 여부 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황씨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노리치시티의 다비트 바그너 감독은 23일(현지시각)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황의조 기용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솔직히 말해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 그림을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어 “결국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와 그의 대리인과 함께 이번 상황을 다룰 것”이라며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황의조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뿐”이라고 덧붙였다.
바그너 감독은 황씨가 훈련에 복귀했다며 일단은 팀 일정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황씨는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출전한 뒤 귀국하지 않고 영국으로 바로 돌아갔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노리치시티 다비트 바그너 감독이 11월23일(현지시각)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황씨는 지난 18일 서울경찰청에서 성폭력처벌법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어 21일 오전 황씨의 전 연인이자 불법촬영 피해자인 ㄱ씨가 “황씨의 촬영에 동의한 바 없다”며 황씨를 경찰에 고소한 사실을 공개했는데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일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을 들어 황씨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비판 목소리는 더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논란이 있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면서도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다. 당장 문제가 있다, 죄가 있다고 할 순 없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방관자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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