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가 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 수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만나 회담했다. 미국 쪽은 “열린 대화를 기대한다”며 관세·디리스킹 정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고, 중국 쪽은 양국 무역관계를 원래 궤도로 돌려놓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나 회담했다. 두 사람은 오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은 회담 전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이틀간 실질적이며 열린 대화를 통해 지금까지의 굳건한 기반을 더 다져나가기를 바란다”며 “이미 말했듯이 미국은 중국과 분리(디커플링)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 우리 경제의 완전한 분리는 양국과 세계에 경제적 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재무부는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어 “미국 기업과 노동자가 공정한 경기장에서 경쟁하는 것을 막는 행위와 같은 구체적인 경제 관행에 대한 우려가 있으면 우리는 그 우려를 직접 전하겠다”고 밝혔고, 또 “미국은 앞으로도 동맹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표적 행동을 취할 것이며, 이런 행동에 대해 (중국과) 명확히 소통함으로써 어떤 오해나 잘못된 계산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논의 탁자에 고율 관세 등 무역 관련 의제나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수출을 막는 디리스킹(위험제거) 정책 등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조처가 자국 노동자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중국의 발전을 막기 위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고율 관세는 부당한 것이며, 디리스킹 정책은 동맹과 협력해 중국의 발전을 억누르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허 부총리는 이번 회담의 주요 목적은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과제 이행이라고 밝히며 옐런 장관과 지금까지의 대화는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중·미 경제·무역 관계를 원래 궤도로 돌려놓을 효과적인 수단을 모색하겠다”며 미국과 경제·투자 관계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중국 외교수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양국 정상회담에서 다룰 외교·안보 의제 등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당시 바이든 대통령도 만났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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