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총리가 17일 톈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톈진/EPA 연합뉴스
리창 중국 총리가 올해 중국 경제 성장을 낙관하면서, 미국의 대중 정책인 ‘디리스킹’(위험제거)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리 총리는 27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인위적으로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계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민간 행사이며, 매년 1~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포럼의 여름 행사로 2007년부터 중국에서 열고 있다.
리 총리는 “만약 어떤 산업망에서 위험이 있으면 어떤 정부나 정부 관련 조직이 나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응당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며 “디리스킹을 확대하고, 정치화하고, 이데올로기화하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리 총리는 이어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고,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한층 더 결집하고 개방적인 세계 경제를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며 “우리는 공동으로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리스킹은 미국이 최근 내놓은 대중국 견제 개념으로, 기존 디커플링(공급망 배제) 개념보다 세분됐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국을 군사·경제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의 중국 이전을 막는 것을 뼈대로 한다.
리 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올해 1분기 4.5% 성장을 했고,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전체의 경우 당초 책정한 ‘5.0% 안팎’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국제기구와 기관이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했지만, 이는 최근 분위기와는 다소 다르다.
애초 중국이 1분기 경제 성장률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4월에는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지만, 5월 중국 경제 성적이 발표된 직후에는 부정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특히 중국의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5.5%에서 5.1%로 낮췄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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