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이스라엘 근처 동지중해에 파견된 미국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의 갑판에 함재기들이 도열해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 전면 투입 시기를 늦춰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각) 미국과 이스라엘 쪽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따 “미 국방부가 중동 주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방공망을 배치할 수 있도록 애초 예정됐던 가자 침공 연기를 요청했고, 이스라엘이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라크·시리아에 배치된 미군 기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분쟁이 격화하면서, 로켓·드론 공격을 받고 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대변인은 앞서 “지난 10월17~24일 사이 이라크에서 미군과 연합군이 적어도 10차례, 시리아에서는 3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이 기지에 방어를 강화할 필요가 커지면서 미국은 이미 중동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방공 시스템을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 연설에서 전면 침공 시기와 관련해 “언제, 어떻게,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 밝히지 않겠다. (군사 작전의) 정해진 방식이고, 군인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면 침공 시기는 전시 내각과 군 최고책임자와 ‘만장일치’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의 ‘만장일치’ 발언과 관련해 “전쟁 개시를 연기하라는 미국 쪽 압박과 자국 내 고위층들의 의견 불일치에 대응하는 듯한 태도”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침공 시점 연기를 요구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요구한 것은 이들(인질들)을 안전하게 구해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침공 시기를 연기하는 것은) 그들이 해야 하는 결정으로 나는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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