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중국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청년(16~24살) 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실업률 등을 발표하면서, 청년 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을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8년부터 청년실업률을 따로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5년 만에 이를 중단한 것이다.

지난달 발표된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대학생들의 졸업 시즌을 맞아, 이번 달에 발표되는 7월 청년 실업률은 전달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실업 상태에 있다는 부정적인 사회 지표를 더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8월부터 전국 청년 및 기타 연령별 도시 조사 실업률 발표가 중단될 것”이라며 “경제와 사회가 끊임없이 발전하며 변화하고 있으며 통계작업을 더욱 최적화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청년 실업률 조사 중단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도시 청년 중 재학생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노동력 통계 조사에서 청년의 연령 범위를 정의하는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청년의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졸업 전 일자리를 구하는 학생을 실업 조사에 포함할지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봉쇄가 심화된 지난해 7월 19.9%까지 높아졌다가 지난해 말 16%대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4월부터 20%대를 넘어섰다.

최근 내수 상황과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3조6761억 위안(675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통신 전망치인 4.5%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며, 지난 6월 증가율 3.1%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는 4.4%였다. 지난 5월(3.5%)과 6월(4.4%)의 산업생산 증가율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부동산 지표도 좋지 않다. 1~7월 부동산 개발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고 1∼7월 누적 분양 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와 1.5% 줄었다. 7월 기준 미분양 상업용 부동산 면적도 6억4564만㎡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9% 늘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