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수출 감소에 이어 물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해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소비자 물가가 하락한 것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통계국은 매달 500개 도시의 대형 쇼핑몰, 슈퍼마켓, 농산물 직판장, 인터넷 쇼핑몰 등 10만곳을 대상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조사한다.
지난해 말 코로나 봉쇄 종료 이후 수요 증가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식료품 물가가 1.7% 하락해, 마이너스 전환에 큰 몫을 했다. 육류 물가가 14% 하락했고, 식용유 물가도 1.3% 하락했다. 주택임대료 물가도 0.1% 하락했다. 교육 관련 물가와 여행 물가는 1.2%, 13.1% 상승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올해 들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 3월 0.7%로 0%대에 진입한 뒤, 4월 0.1%, 5월 0.2%, 6월 0%로 낮아졌고, 7월엔 -0.3%로 마이너스대를 기록했다.
이날 소비자 물가와 함께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해 7월보다 4.4% 하락했다. 이는 한달 전인 지난 6월 생산자물가지수 -5.4%에 비해서는 하락 폭이 둔화한 것이지만, 예상치(4.0% 하락)에 비해서는 다소 높았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물가하락과 더불어 수출도 감소세가 가파르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7월보다 14.5% 감소했다.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7월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2.4% 줄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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