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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 “희토류 수출통제, 이건 경고”…미국과 그 동맹국 직격

등록 2023-07-05 16:25수정 2023-07-06 22:22

중 <글로벌타임스> 사설에 경고 담아
반도체 장비·기술 배제 미국에 대한 응전 뜻
중국 국기를 배경으로, 인쇄회로기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국기를 배경으로, 인쇄회로기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가 3일 상무부가 내놓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 ‘앞으로는 우리 환경을 희생하며 희토류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중 간의 치열한 전략 경쟁에 나선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언급이라 눈길을 끈다.

중국 <글로벌 타임스>는 4일 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중국의 주요 재료 수출 제한에 담긴 경고를 들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 제조에 필수적인 갈륨·게르마늄의 세계 주요 공급 국가이지만, 미국에도 (이 두 물질의) 매장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설이 인용한 미국 지질조사국의 통계를 보면, 전세계 게르마늄의 매장량은 8600t으로 이 가운데 미국에 3870t(45%), 중국에 3500t 매장돼 있다. 미국은 1984년 이 물질을 전략자원으로 분류해 비축해 왔고 최근엔 채굴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선진국들이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철수한 희토류 채굴·정련·공급 등 시장에 뛰어들어 사실상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지난해 자료를 보면,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가공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사설은 “중국은 오랫동안 반도체 등 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환경을 희생하면서 주요 희토류를 공급해 왔다”며 “미국은 반도체 전쟁을 주도하며 중국에 대해 반도체 관련 장비·재료·기술을 차단해 공급망은 물론, 희토류 자원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국제 무역의 질서를 위반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왜 필요한 조정을 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중국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일원으로 지금까진 환경 부담을 떠안으며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미국의 ‘중국 배제’가 시작됐으니 앞으론 ‘국가 안보와 이익’에 맞춰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갈륨은 전투기·군함 등에 설치하는 첨단 레이더 시스템에 사용되는 광물”이라며 이 조처가 “미국 방위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외교 카드로 처음 사용한 것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분쟁을 겪으면서였다. 당시는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은밀하게 행동했다. 이젠 상무부 공식 발표를 통해 수출 통제에 나섰음을 밝히고, 관영 언론을 통해 이런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이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미국처럼 자신들의 정당성을 당당히 내세우는 모습이다.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 제조 회사들을 합쳐 몸집을 키우고, 2020년 말엔 국가 안보와 이익에 근거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출구관제법’(수출관리통제법)를 만들어 시행했다. 5월에는 희토류 자석 관련 기술과 희토류 제련·가공·이용 기술을 수출 금지 대상으로 추가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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