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총리가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중국 위원회가 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새 대중 정책 기조인 ‘디리스킹’(위험 방지)에 대해 ‘탈중국화’라는 점에서 기존 ‘디커플링’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의 양타오 북미대양주 국장은 지난 21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기자와의 중-미 관계와 관련한 10문10답에서 ‘디리스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떤 식으로 포장을 하든 ‘디리스킹’이나 ‘디커플링’의 본질은 ‘탈중국화’이고, 최종적으로는 탈기회, 탈협력, 탈안정, 탈발전이다”라며 “이것으로는 미국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자신과 세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안정성, 확실성, 긍정적인 에너지인데, 도대체 어떤 위험이 있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한, “중-미는 인류의 복지에서 출발해 글로벌 협력을 주도하고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2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중국 경제포럼에서 “디리스킹이라는 명목으로 다른 국가를 억제하거나 배제하는 차별적 조처를 관철한다면, 이는 시장의 원리와 공정경쟁,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중국 방문 막바지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디리스킹과 디커플링 사이에는 심오한 차이가 있다”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지난주 의회에서 증언했듯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하고 중국과의 모든 무역과 투자를 중단하는 것은 우리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디리스킹과 다양화를 지지한다. 우리를 적대하는데 사용되지 않도록 우리의 중요한 기술을 보호”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매우 불투명한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억압적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 특정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광범위한 경제적 분리가 아닌,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특정 부품이나 기술 등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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