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2023년 3월 9일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국제 아이디어 축제의 첫날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화 <타이타닉>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대서양에서 실종돼 5명의 탑승자가 숨진 타이타닉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 사고에 대해 “타이타닉 참사와 유사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각) 캐머런은 <에이비시>(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선장이 배 앞에 있는 얼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를 받았음에도, 달도 없는 밤에 전속력으로 얼음밭을 향해 돌진해 많은 사람이 사망한 타이타닉 참사와 유사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보스턴 해안경비대 기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타이타닉호 주변에서 발견된 타이탄의 잔해물을 확인해 탑승자 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화 <타이타닉>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에이비시>(ABC) 뉴스 인터뷰에서 “(타이탄 사고가) 타이타닉 참사와 유사하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밝혔다. <에이비시>(ABC) 누리집 갈무리
캐머런은 “경고를 무시한 매우 유사한 비극이 똑같은 장소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놀랍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초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도 “지난 한 주가 끝나지 않는 악몽 같은 연극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폭발음이나 산소나 온갖 것들을 얘기하는 연극 같았다”고 했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탐험대가 운영하는 타이타닉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타이탄’이 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이탄에는 캐머런의 지인도 타고 있었다고 한다. 캐머런은 <에이비시> 인터뷰에서 타이탄 잠수정 승객 중 한 명인 프랑스 해양 탐험가 폴앙리 나르졸레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며 “(그를) 25년 동안 알고 지냈다. 이런 식으로 비극적으로 죽었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오전 물에 들어간 지 약 1시간45분 만에 연락이 끊어진 잠수정에는 나르졸레를 포함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와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 해미시 하딩, 파키스탄 억만장자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이 탑승했다.
캐머런은 2012년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잠수정을 타고 괌에서 남서쪽으로 320㎞ 떨어진 지점에 있는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 바닥까지 잠수해 화제가 됐었다. 당시
수면에서 1만898m 깊이의 바닥에 도착했는데 이 정도 깊이의 바닷속을 세계 최초로 잠수한 사람이 됐다.
“자신이 과거 선장보다 배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고 밝힌 그는 “잠수정이 압력을 받아 폭발할 위험이 항상 엔지니어들의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캐머런이 감독한 영화 <타이타닉>(1997)은 1912년 4월 영국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다가 빙하에 부딪히면서 침몰한 타이타닉 사고를 소재로 한다. 이 사고로 약 1500명이 사망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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