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때 “나는 세상의 왕이다”라고 소리쳤던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잠수왕’이 됐다. 그는 직접 제작한 특수 1인승 잠수정을 타고 지구의 가장 깊은 곳, 서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의 밑바닥까지 다녀왔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캐머런이 25일 오전 8시(현지시각) 괌에서 남서쪽으로 320㎞ 떨어진 지점에 있는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 바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가 탄 것은 12t짜리 잠수정 ‘심해 도전자’(Deepsea Challenger)다. 그는 잠수 시작 2시간 만에 수면에서 1만898m 깊이의 바닥에 도착했으며, 도착 뒤 “모든 시스템은 정상이다”라고 탐사팀에게 전했다.
캐머런은 이 정도 깊이의 바닷속을 세계 최초로 직접 본 사람이 됐다. 마리아나 해구 지하에는 1960년 스위스 기관사 자크 피카르와 미국인 해군 함장인 돈 월시가 미국 해군의 심해잠수정을 타고 도착한 적이 있지만, 그들이 탄 잠수정이 너무 거세게 떨어지는 바람에 물이 흙탕물로 변했고 머문 시간도 20분에 지나지 않아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60여년 만에 이곳에 도착한 캐머런은 애초 6시간을 머물 계획이었으나 과학연구를 위한 생물·지질 표본을 채취한 뒤 3시간만에 다시 올라왔다.
이 정도 깊이의 수압은 제곱인치당 8t으로 발가락에 차 한대를 올려놓은 수준이며, 미세한 균열이라도 생기면 순식간에 잠수함이 쪼그라들어 파괴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이 심해에 사는 미지의 고도문명과 접촉하는 내용의 영화 <어비스>를 만들기도 했던 캐머런 감독은 영화 촬영을 위해 타이타닉 잔해 속으로 33차례나 들어간 것을 비롯해 72차례나 잠수정을 이용한 심해 탐험을 즐긴 ‘잠수광’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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