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각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시비에스>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23일 출연해, 디샌티스 주지사를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 나는 누구와도 만날 것이다. 왜 안 되겠느냐. 공화당 주지사건 민주당 주지사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원의원, 주지사 등 미국의 모든 대표자를 만날 것”이라며 “그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초당적 지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1일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의 경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외교 사절단과 함께 이번 주 일본·한국·이스라엘·영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외교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 한국의 한덕수 총리, 영국의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과 기업들을 만날 것”이라고만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 공화당의 내년 대선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당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지난해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이스라엘에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가장 이스라엘과 친화적인 주”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입법 추진이 중단된 사법 개편안을 왜 철회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총리의 답변과 달리 올해 1월 사법 개편안 추진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15일과 22일에도 텔아비브 중심가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몰려 사법 개편안 저지를 위해 행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법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사법 개편안을 추진해왔지만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파업을 촉발하며 최근 입법 중단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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