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19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올해 유럽 경제 전망이 침체 대신 작은 위축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당분간 현 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의 새로운 성장 모색’ 토론회에서 “올해가 찬란히 밝은 해는 아니지만 우리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유로존이 3~4분기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작은 위축’에 그칠 것이란 관측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2022년에 비해 2023년의 성장세는 분명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우려했던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초미의 관심사인 물가와 관련해선 올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모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어쨌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면서 “유럽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적정한 시점에 2%까지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취해야 할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치 2%에 다다를 때까지 장기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여름 이후 물가상승 기조가 뚜렷해지자 지난해 7월 수년간 0%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0.5%로 올렸다. 이후 꾸준히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 지난달 2.5%까지 올린 상태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은 지난해 10월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달 뒤인 12월에도 9.2%를 유지했다. 좀처럼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의 고용 수치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고용 시장이 지금처럼 활기찬 적이 없었다. 지난 20년과 비교하면 실업률은 바닥”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다수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부의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2월 기준 6.5%로 내려가 물가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 또한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근접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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