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프랑크푸르트/AP 연합뉴스
유로존의 물가 오름세가 17개월 만에 처음 꺾였다.
30일(현지시각) 유럽연합통계국은 11월 유로존 물가상승률 연율(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전제한 수치)이 1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0월 10.6%보다 줄어든 수치로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했다.
시장은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블룸버그> 통신이 예측했던 수치(10.4%)에 견줘봐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 속도가 완화된 점이 11월 물가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다. 다만 식품 물가는 여전히 높게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1월 수치는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물가상승률이 곧 떨어질지를 알려면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물가상승이 정점을 찍었고 조만간 떨어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요소나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의 물가상승률이 6.6%로 가장 낮았다. 물가상승률은 대부분 유로존 국가에서 11월에 소폭 하락했지만 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핀란드에선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의 물가상승률도 10월에 하락했고, 글로벌 지표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음을 시사한다”며 “경제학자들은 유럽중앙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뒤, 12월15일 이사회에서는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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