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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72살 기후운동가, 자전거로 4개월 8830㎞ 달려 기후총회 도착

등록 2022-11-14 09:24수정 2022-11-14 09:31

스웨덴 거주 ‘미래를 위한 할머니’ 힐데브란트
72살 환경운동가 도로시힐데브란트가 지난 7월1일 전기 자전거로 스웨덴 스톡홀름을 출발해 4개월만에 12일 유엔 기후총회(COP27)가 열리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했다. AP 연합뉴스
72살 환경운동가 도로시힐데브란트가 지난 7월1일 전기 자전거로 스웨덴 스톡홀름을 출발해 4개월만에 12일 유엔 기후총회(COP27)가 열리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했다. AP 연합뉴스

72살의 기후 운동가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4개월 간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 하루 평균 80㎞를 달려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총회에 참석했다.

13일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북부의 카트리네홀름에 사는 도로시 힐데브란트(72)는 12일 자전거를 타고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열리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 도착했다. 7월1일에 스톡홀름에서 시작된 그의 자전거 여정은 유럽과 중동 17개국을 거쳐 이날 마무리됐다. 하루 평균 80㎞, 총 8830㎞에 달하는 대장정이었다.

그가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 먼 거리를 달린 이유는 이번 기후총회에 참석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힐데브란트는 <에이피>에 “세계 지도자들은 비록 불편하더라도 정말로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 이 긴 여정은 내게 불편했지만 의지가 있다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선진국들이 지금껏 초래한 파괴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개월 동안 난관도 겪었다. 튀르키예 해안 도시 안탈리아에서 자전거가 고장이 났다. 다행히 수리공을 만나 문제를 해결한 뒤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4개월 간의 과정에서 찍은 사진들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게시물은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총회(COP26) 때도 자전거를 타고 참석한 뒤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바 있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총회에 자전거를 타고 온 힐데브란트. 트위터 갈무리
지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총회에 자전거를 타고 온 힐데브란트. 트위터 갈무리

그는 현재 기후 위기에 대항하는 환경단체 ‘미래를 위한 할머니들’(Grandmas for Future) 소속으로 스톡홀름에서 기후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10살 때부터 자전거를 탔다는 그는 72살에도 분홍색 전기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자신의 자전거에 ‘미스 피기’란 별명을 붙이고 ‘미래와 평화를 위한 자전거 타기’란 글귀가 적힌 푯말을 걸어놨다. 독일 태생인 힐데브란트는 1978년 남편과 함께 스웨덴으로 이주한 뒤, 주택 청소일과 노인·장애인 돌봄 교육 등의 일을 해왔으며 2015년에 은퇴했다.

힐데브란트는 지난 11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그와 함께 자전거를 탔다. 72살 기후 운동가는 이번 기후총회 행사 중 사실상 시위를 금지한 이집트 대통령에게도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과거 기후총회에선 2주간의 정상회담 첫 주께 대규모 시위가 열리지만 올해는 조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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