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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그동안 못봤던 기후운동…명화 훼손 이어 출근길 도로 점거

등록 2022-11-03 13:41수정 2022-11-03 13:51

명화 훼손 시위한 2명도 네덜란드서 징역형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의 한 도로에서 기후 운동가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의 한 도로에서 기후 운동가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지난달 명화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인 운동가들도 네덜란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Ultima Generazione) 회원 6명이 이날 오전 8시30분께 로마 교외의 도시외곽순환도로(GRA) 한복판을 가로막고 점거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기후 운동가들은 화석 연료 사용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도로에 주저앉아 교통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시위했다. 출근길에 격분한 운전자들은 차에서 내려 환경운동가들의 멱살을 잡거나 고성을 지르며 따지는 등 격렬히 항의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운동가들을 도로 바깥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도로 일대가 혼란에 휩싸이자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경찰서로 연행했다.

마지막 세대 회원들이 2일 이탈리아 로마 외곽순환도로에서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lt;코리에레 델라 세라&gt; 영상 갈무리
마지막 세대 회원들이 2일 이탈리아 로마 외곽순환도로에서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영상 갈무리

최근 환경운동가들은 유럽 곳곳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과격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 회원 2명은 지난달 23일 독일 포츠담에서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는 방식의 시위를 벌였다. 당시 회원들은 “우리는 기후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가 우려해야 할 건 그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달 14일에도 환경단체 ‘석유는 이제 그만’(Just Stop Oil) 회원들이 영국 런던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다.

과격한 시위가 계속되자 대응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지난달 27일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서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그린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덮고 있는 유리에 풀을 바른 기후운동가 3명 중 2명에게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 네덜란드 검찰은 “목적이 얼마나 중요하든 수단을 정당화할 순 없다”며 이들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

법원은 다른 기후변화 대책 요구 시위까지 단념시키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이 속한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벨기에지부는 <로이터> 통신에 “비폭력 시위로 지구 생명체의 대량 학살에 반대하는 기후 활동가들이 비난을 받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반발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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