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활동가들, 다빈치·고흐 작품 이어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 뿌려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의 활동가들이 23일(현지시각) 독일 포츠담의 바르베리니 미술관에서 19세기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연작 그림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은 뒤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마지막 세대 제공. AP 연합뉴스
이번에 ‘횡액’을 당한 그림은 모네의 연작 건초더미 중 한 작품으로, 독일의 억만장자인 하소 플라트너가 소장하던 것을 미술관에서 영구 대여해 전시하고 있었다. 건초더미는 지난 2019년 경매에서 당시 모네의 작품 중에 가장 높은 금액인 1억1100만 달러(1596억원)에 낙찰됐다.미술관 대변인 카롤린 스트란츠는 이번 사건으로 그림이 복구하기 어려운 훼손을 입었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으깬 감자는 곧바로 그림 액자에서 깨끗이 닦아냈고 그림은 액자와 유리판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술관은 성명에서 “기후활동가들의 긴박한 걱정을 이해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쓴 수단에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경찰 대변인 마리오 하이네만은 그림에 으깬 감자를 뿌린 두 사람을 붙잡아 무단침입과 재물 손괴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각국에선 기후활동가들이 세계적 작품에 음식을 뿌리는 행위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이 잦고 있다. 앞서 14일엔 영국의 환경단체 ‘석유는 이제 그만’ 활동가들이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행위를 연출했다. 이들은 그보다 앞선 7월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복제본과 존 컨스터블의 ‘건초 마차’ 그림 액자에 손바닥을 붙이는 시위를 벌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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