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 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이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12개 주요 지역을 무차별 공습한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지원 계속할 것”이라 밝혔다. 세계 주요국들은 유엔에서 특별 긴급총회를 열어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낳은 러시아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10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이번 공격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미스터 푸틴’의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불법적인 전쟁의 잔인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면서, 이날 이뤄진 러시아의 광범위안 미사일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러시아에게 이유 없는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러시아는 키이우 등에 장거리 미사일을 마구잡이로 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11명이 숨지고 64명이 다쳤다. 또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되어 전력, 인터넷, 난방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라며 “동맹국, 동반국(파트너)들과 함께,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비용을 계속 부과하고, 푸틴과 러시아에게 잔혹 행위와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 시스템 등 자체 방어에 필요한 지원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통화하며 “이 전쟁을 지금 끝내고 러시아군을 철수할 수 있는 단 한 명은 블라디미르 푸틴”이라고 강조했다. 그 역시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지를 거듭 재확인하며 “국제사회는 푸틴 대통령의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세르지 키슬리츠야 유엔주재 대사(오른쪽)가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UN)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이날 오후 유엔 회원국들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 특별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몇 시간 전 벌어진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습에 대해 규탄이 이어졌다. 회원국들은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실시한 병합 동의 주민투표를 국제법상 무효로 규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킬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 결의안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병력의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는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민간인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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