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로 유명한 작가 살만 루슈디를 공격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하디 마타르가 13일(현지시각) 뉴욕 쇼타우콰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작가 살만 루슈디(75)를 흉기로 공격한 하디 마타르(24)가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존경한다”며 “루슈디는 이슬람을 공격한 자”라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각)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마타르는 “호메이니를 존경한다”며 “그가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메이니는 1988년 출간된 루슈디의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을 모욕했다며, 출간 이듬해에 루슈디를 처형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을 내렸다. 루슈디는 호메이니의 파트와 이후 30년 넘게 살해 위협 등에 시달려 왔다. 다만 마타르는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자신이 ‘파트와’로부터 직접적으로 영감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루슈디에 대해 “이슬람을 공격한 사람”이라고 말했으며 <악마의 시>는 “몇 쪽만 읽어봤다”고 했다.
이란과의 연관성은 부정했다. 마타르는 이란혁명수비대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했다. 루슈디 공격 기회로 삼은 강연에 대해서는 루슈디 트위터를 통해 강연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유튜브에서 루슈디의 강연을 봤다”고도 말했다. 이란 외무부 역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루슈디 피습과 관련해 언론 보도 내용 외에 (알고 있는) 다른 정보가 없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마타르는 레바논계 미국인이다. 마타르의 어머니는 14일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마타르가 2018년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한 달 정도 레바논을 방문한 뒤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타르의 어머니는 “마타르가 여행에서 돌아와 학교를 마치고 직업을 찾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대신에 지하실에 틀어박혀 있기만 했다”며 “몇 달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타르는 <뉴욕 포스트> 인터뷰에서 2018년의 레바논 방문과 관련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타르는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강연을 하던 류슈디에게 달려들어 목과 복부 등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루슈디는 피습 뒤 중태에 빠져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는 회복했다. 마타르는 이후 2급 살인미수, 2급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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