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대표단이 2일 대만 타이베이의 쑹산공항에 도착해 걸어 나오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미 하원의장으로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의장이 3일 오전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담하고, 오후에는 중국 반체제 인사들과 만난다.
3일 대만 매체인 <자유시보> 등 보도를 보면,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대표단은 전날 밤 대만에 도착해 하루를 묵은 뒤 이날 오전 차이 총통을 만나 회담하고 오찬을 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만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지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밤 도착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기리는 것”이라며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과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대만 입법원도 방문해 여우시쿤 입법원장 등을 만난다.
오후에는 백색테러 피해자를 추모하는 징메이인권문화원구를 방문해 중국에서 활동하다 건너온 민주 인사들을 만난다. 1989년 중국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우얼카이시와 2015년 중국 공산당 비판 서적을 취급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난 홍콩 퉁뤄완 서점 점장 출신 린룽지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과 이들의 만남은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대만협회(AIT)가 주선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1989년 텐안먼 사건 당시 경력 2년의 하원의원으로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주도했고, 1991년 베이징을 방문해 동료 의원들과 함께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 민주주의를 위해 숨진 이들에게”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공안은 곧바로 이들을 해산시키고 취재 기자를 강제 연행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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