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산불. 2021년 8월 29일 촬영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지구 기온이 역대 다섯번째로 높았다. 기후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10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어, 1850년 이래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이 “명백한 차이”로 가장 더웠던 기간이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의 경우엔 지구 기온이 1850~1900년 수준보다 섭씨 1.1~1.2도 높아, 역대 5위였다. 가장 기온이 높았던 해는 2020년과 2016년이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관계자는 “지난해는 또 다른 극단적인 기후를 선보인 한 해였다. 유럽은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고, 지중해는 열파에, 북아메리카는 전례 없는 높은 기온에 시달렸다”며 “이들 사건은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결정적이고 효과적인 조처를 해야 할 필요를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도 계속 늘어나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4.3ppm을 기록해, 2020년보다 2.4ppm 늘어났다. 메탄 농도도 1876ppb로 늘어났다. 2020년과 2021년 증가율은 14.6ppm과 16.3ppm이었다. 이런 증가율은 지난 17년간의 평균 증가율보다 두배 많은 것이다. 메탄은 대기에 머무는 기간이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온실 효과는 몇 배나 더 강력하다. 대기에 메탄 농도가 이처럼 높아진 이유는 아직 분명치 않다. 메탄은 석유·가스나 석탄 생산, 목축, 농업 활동에서 배출되지만 습지에서 자연적으로도 생성된다.
지난해 11월 국제사회는 영국 글래스고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다짐했지만, 현실은 거꾸로 돌아간 셈이다. 영국 리딩대학의 로원 수턴은 지구온난화는 점진적이지만 그것이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극적”이라며 “지난해 캐나다의 열파와 독일의 수해 등 극단적인 기후는 정치인과 대중 모두에게 심각한 기후문제의 시급성을 일깨우는 경종”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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