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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로도 ‘무기력’하자 전세계 각국 ‘재정 화력’ 투입 태세

등록 2020-03-17 15:59수정 2020-03-18 02:44

유로존·G7·호주·브라질·뉴질랜드·대만 등까지
막대한 규모 ‘재정 주입’나서…GDP의 4%까지
통화·재정 ‘정책조합’ 작동…세계경제 지휘부 ‘재정’
‘최종 대부자’ IMF도 1조달러 긴급대출 동원 준비
12일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한 주식트레이더가 괴로운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P 연합뉴스
12일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한 주식트레이더가 괴로운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맞서 일제히 ‘빅 컷’(금리 대폭 인하)과 유동성 공급 양적완화에 나섰음에도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세가 진정되지 않자 유로존, 주요 7개국(G7), 뉴질랜드, 대만 등 각국이 곧바로 막대한 규모의 ‘재정 주입’에 나섰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세계 경제 지휘부는 ‘재정’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7일 5시간의 화상회의를 열고 난 뒤 낸 성명에서 “올해 유로존 총생산의 1%에 달하는 1200억유로(약 134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에 나서기로 했다”며 “또 기업에 공공대출보증과 세금납부 연기 등을 통해 유로존 국내총생산의 10%(1조2천억유로)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마리우 센테누 유로그룹 의장은 “전쟁 같은 상황이다. 재정지출 규모는 앞으로 더 증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시장 신뢰와 빠른 회복을 위해 무엇이든 필요한 협조와 결단력 있는 정책에 나설 태세를 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무제한적 책무”라고 말했다. ‘대가’를 언급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재정 적자 위기를 겪었던 유로존조차 막대한 재정지출에 따른 ‘재정 적자’를 다시 무릅쓸 수 있다는 비장한 선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센테누 의장은 “우리는 이탈리아·스페인 등 회원국들에 유로존의 엄격한 재정건전성 및 공공지출 준칙을 여전히 고집해서는 안 된다. 유연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도 17일 전화회의를 열어 재정 투입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협조적 재정 대응’을 촉구하면서 “우리가 함께 재정 프레임워크를 동원해 행동하면 시장이 우리를 확신할 것이고, 시장의 공포 발작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발 경제 수축·마비 상황에서는 대출이자를 줄여주고 유동성을 늘리는 통화정책 대응만으로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뉴욕 증시의 재차 폭락세에서 확인된 뒤, 시장에서는 공포를 이겨낼 수단은 사람들에게 직접 돈을 쥐여주는 재정뿐이라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아이지(IG)증권의 이시카와 준이치 선임외환전략가는 “이제 시장 관심은 재정 측면의 대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급속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121억뉴질랜드달러(약 73억달러, 뉴질랜드 총생산의 4%)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재무장관은 “막대한 재정지출로 국가부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지만, 분명한 경기 침체에 조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대만도 600억대만달러(약 20억달러)에 이르는 ‘재정 자극 패키지’를 편성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400억대만달러의 추가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도 1500억헤알(300억달러) 재정투입 패키지를 발표했다. 대부분 사회복지 지출에 쓰이고 기업의 세금 납부연기 및 해고자 실업보험펀드에 쓰일 예정이다.

국제 경제의 ‘최종 대부자’인 국제통화기금(IMF)도 회원국들에 1조달러에 이르는 긴급 대출역량 동원을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이날 “20여개국에서 긴급 대출자금을 요청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조 및 협조를 통한 ‘재정 자극’이 시시각각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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