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인들이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이 장기 경기후퇴를 겪고 있다는 통계 등이 나오면서 이날 미 다우지수는 7.7% 하락하며, 사상 네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AP 연합
전미경제조사국 “지난해 12월부터 경기후퇴 진입”
제조업지수도 26년만에 최저…실업률 7% 육박
다우지수 7.7% 폭락…버냉키 금리 추가인하 시사
제조업지수도 26년만에 최저…실업률 7% 육박
다우지수 7.7% 폭락…버냉키 금리 추가인하 시사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지난해 12월 고점을 찍고 저점을 돌파하는 경기순환 과정에 있는 것이다. 경기후퇴의 진행 소식과 함께 아직도 풀리지 않은 신용경색은 또 한번 미 증시의 대폭락을 불러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와 재무부는 신용경색을 완화할 더욱 강력하고 새로운 조처를 준비 중이다.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1일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A4 용지 7쪽 분량의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부터 경기후퇴(Recession)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속된 경기후퇴는 이미 2001년의 ‘닷컴 버블’ 붕괴와 1990년대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이후 8개월씩 지속된 경기후퇴 기간을 넘어섰다. 70년대와 80년대의 ‘오일쇼크’로 16개월씩 지속된 경기후퇴기에 근접하면서, 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후퇴 자리를 넘보고 있다. 미 경제사 교과서가 다시 쓰여지고 있는 셈이다.
전미경제조사국은 경기후퇴를 “생산과 고용, 실질소득 등의 지표를 포괄한 경제 전반의 활동에서 중대한 감소”라고 정의했다. 미국의 경제 관련 주요 기구들의 대표로 구성된 이 기관은 경기순환 연표에 대한 공식적 판단을 제공하는 곳이다.
우울한 지표들은 전미경제조사국의 역사적 판단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1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는 82년 이후 최저수준인 36.2로 떨어졌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산업 확장을, 50 이하면 산업 수축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한달 동안 24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14년 만에 최고치(6.5%)를 기록한 실업률은 머잖아 7%를 넘어설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은 11월 3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4분기에 약 -4%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런 좋지 않은 소식들로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일 사상 네번째로 큰 낙폭(-7.70%)을 기록했다. 에스앤피500지수와 나스닥은 9% 가까이 대폭락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1%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물론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으면 ‘제로’(0) 금리도 가능함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한동안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며 “연준이 공개시장에서 상당량의 장기 재무부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공개시장조작’으로 불리는 이 정책은 통화량을 늘려 시중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1950년대 초 이후 쓰이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그만큼 신용경색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1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아직 심각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라며, 7천억달러의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F) 이외에 신용경색을 풀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의 이중고 속에서 기업들의 도산도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세계 최대의 미국 닭고기가공업체인 ‘필그림스 프라이드’와 통신업체인 ‘하와이안 텔레콤’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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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1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아직 심각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라며, 7천억달러의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F) 이외에 신용경색을 풀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의 이중고 속에서 기업들의 도산도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세계 최대의 미국 닭고기가공업체인 ‘필그림스 프라이드’와 통신업체인 ‘하와이안 텔레콤’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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