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포춘 500 포럼’에서 “기업과 소비자를 위한 경기부양 자금을 늘릴 예정이며, 7천억달러의 금융구제 자금 일부를 주택소유자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블룸버그 연합
자동차 빅3, ‘생명줄’ 붙잡으려 의회에 자구책 제출
브랜드 매각 -고급차 사업모델 포기-합병도 모색
브랜드 매각 -고급차 사업모델 포기-합병도 모색
자금이 고갈된 채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자동차업계 ‘빅3’가 250억달러의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 최고경영자가 연봉 1달러를 받기로 하는 등 온갖 자구책을 2일(현지시각) 의회에 제출했다.
제너럴모터스(지엠), 포드, 크라이슬러 등 3사는 이 자구책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마지막 생명줄’이다. 의회는 이 자구책에 바탕해 4~5일 자동차 3사 최고경영자들을 출석시킨 청문회를 열고, 8일 이후 지원 여부를 표결로 결정한다.
<뉴욕 타임스>는 이들 3사가 제출할 자구책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고 전했다. 지엠은 덩치 줄이기, 포드는 고연비·소형차 중심으로 생산방식 전환, 크라이슬러는 제휴 또는 합병에 초점을 맞췄다.
지원을 못받으면 올해 안에 파산할 처지인 지엠은 캐나다 온타리오의 트럭 공장 등 북미 지역의 공장들을 폐쇄하고, 새턴·사브·폰티악 등 일부 브랜드를 매각하거나 포기하는 등 사업 규모 축소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판매망을 매각하고, 전미자동차노조(UAW)엔 퇴직자 건강보험으로 지급해야 할 70억달러의 지급을 늦춰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나은 포드는 생산방식을 전환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과 레저용 차량(SUV) 등 고급·대형차 중심의 사업모델을 포기하고, 고연비의 소형차 생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 1999년 사들인 자회사 볼보도 매각할 계획이다. 포드는 의회가 90억달러를 지원해준다면, 2011년에 수십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지원을 조건으로 최고경영자가 매년 1달러의 연봉과 나머지 관리직들도 내년에 상여금 없이 일한다는 계획안을 내놨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일 전했다.
상황이 가장 절박한 크라이슬러는 다른 업체와의 합병 또는 제휴 외에는 별다른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다. <뉴스위크>는 30일 자동차 3사를 살릴 현실적인 방안은 3사의 합병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일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자동차 업계가 판매상 수를 줄이는 등 보다 강력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자동차 구제금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전용기를 타고 청문회장에 나타나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던 포드의 앨런 멀렐리 회장은 이번엔 자동차를 타고 워싱턴에 갈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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