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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파버 “미 연준 통화확장 정책 더 심각한 위기 부를것”

등록 2008-12-02 20:11

 마크 파버(사진)
마크 파버(사진)
마크파버, 또 ‘레드카드’
하나금융 3돌 기념강연
“인플레·디플레 등 연이어 발생할 것
한국 주식시장 전망도 매우 부정적”

“자산 거품을 조장했던 정부와 중앙은행이 더 심각한 위기를 부르는 정책으로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이자 투자가인 마크 파버(사진)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범 3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세계 경제를 전망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마크 파버는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를 예견해 ‘닥터 둠’(Dr. Doom)이란 별명을 얻고 있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최근엔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워렌 버핏의 투자전략을 쓸모가 없다”며 미국 금융시장의 대부 워렛 버핏을 비판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마크 파버는 “미 연준의 통화확장 정책은 현 상황에 대한 잘못된 처방이며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 연준이 금리를 떨어뜨리고 정부가 국가재정을 이용해 경기부양책을 펼칠 수 있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달러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며 “미국 국채도 조만간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서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 매우 빠른 속도로 연이어 발생할 것이며 지난 몇년간 이어진 세계적 호황은 세계적 불황으로 지속된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

마크파버는 현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정치권과 월가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그는 “(현 금융위기의 배경엔) 막대한 로비 자금을 쓰는 패니메이(미국 대표 모기지회사) 등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한 국회나 자산 거품 속에 흥청망청하면서 파티를 멈추지 않으려 한 월가 인사들이 있다”며 “또 지난 9월 에이아이지(AIG)그룹이 무너지기 전까지 월가 누구도 이 회사의 장부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마크파버는“지금까지 중국이 고성장하고 자원부국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의 수출도 크게 축소될 전망이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주식시장은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융위기 대처 방식에 대한 견해를 묻자“중앙은행은 장기 전망을 갖고 통화정책을 꾸준하고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고금리는 저축률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저금리는 자산 거품을 야기한다”고 대답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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