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선적되어 있는 화물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또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해, 미국 경제가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빠졌다.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각)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분기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전제한 수치)로 전분기 대비 -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되는데, 이날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1분기 경제성장은 확정치로 -1.6%를 기록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또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해, 미국 경제는 기술적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졌다. 다만, 공식적인 경기침체 여부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판단하며,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탄탄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찍더라도 이를 경기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로이터> 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는 각각 0.3%와 0.5% 성장이었으나 예상과 달리 마이너스 수치가 나왔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속히 인상하면서, 주택과 기업 설비 투자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점 등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30년 대출 고정 금리가 지난해 초 2.7%에서 올해 6월 5.8%로 올라 200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주택 착공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타를 맞은 2020년 2분기 -31.2% 이후 계속 성장하고 지난해 4분기에도 6.9%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 미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9.1%로 40여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고, 이에 연준은 지난 27일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기존 1.5~1.75%에서 2.25~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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