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 프롬나드 데장글레 해변과 구시가지 파노라마 전경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는 유럽에서도 손 꼽히는 휴양 도시이며 각종 문화시설이 집결한 ‘예술의 도시’다.
여름 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비교적 온화한 기후 때문에 유럽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이번 테러가 발생한 장소인 프롬나드 데장글레는 7㎞로 길게 뻗어 있는 해변으로 니스의 중심이다. 프롬나드 데장글레라는 단어는 ‘영국인의 산책로’라는 뜻으로, 18세기 후반 영국 귀족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보낸 데서 유래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 6000명이 한꺼번에 방문해 기네스 기록을 세운 곳이기도 하다. 니스는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가 오랫동안 살았던 곳이며 마티스 작품을 모은 ‘마티스 미술관’이 있다. 마르크 샤갈을 소개하는 ‘마르크 샤갈 국립미술관’도 있다. 해변에는 오페라하우스도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도 니스를 즐겨 찾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 35만명의 니스는 지중해에 면한 탓인지 북아프리카계 무슬림 이주민들이 다수 유입돼 외국 국적자가 인구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상당수는 프랑스가 과거 식민 지배를 했던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계다. 이들 가운데는 시리아로 건너가 훈련을 받은 무슬림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2012년 시청에서 하는 결혼식에서 외국 국기를 흔들고 승인받지 않은 민속음악을 틀어놓고 환호하는 등의 ‘소음’을 금지했는데, 무슬림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주민들에게 반감을 가진 극우파의 목소리 또한 비교적 큰 지역으로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지난해 12월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을 때 높은 지지율을 끌어낸 지역도 니스가 있는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였다. 당시 국민전선 당수 마린 르펜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은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 자치단체장 후보로 나서 1차 투표에서 승리했다가 최종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다.
한편, 사건이 일어난 ‘바스티유의 날’(7월14일)은 1789년 이날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던 프랑스 혁명의 시작을 기념하는 프랑스의 국가 공휴일로, 파리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가행진, 불꽃놀이 등이 벌어진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