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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테러 여파 극우정당 지방선거 1위

등록 2015-12-07 19:42

반이슬람 정서 활용 ‘국민전선’ 28%
사르코지 주도 우파정당 연합 27%
집권 사회당은 23.5% 그쳐
파리 테러로 국가비상사태 속에서 치러진 프랑스 1차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난민 위기와 파리 테러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국민전선이 소수 극우정당에서 대중정당 수준으로까지 세를 확장한 현실을 보여준다.

7일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6일 치러진 광역지방자치단체인 레지옹(region) 1차 선거에서 국민전선이 약 28%의 득표율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국민전선은 2010년 레지옹 1차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 11%의 갑절이 넘는 득표율을 이번 선거에서 기록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주도의 우파 정당 연합이 27%로 2위를 차지했고, 집권 사회당의 득표율은 23.5%에 그쳤다. 선거는 1차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곳이 나오지 않는 한, 오는 13일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승리 연설에서 “국민전선이 의심할 여지 없이 프랑스 제1당이 됐다”며 “우리는 국가적 통합을 성취할 숙명을 갖고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국민전선은 본토 13곳의 레지옹 가운데 6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르펜 대표는 사회당의 전통적 지지 지역이었던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에서 지사 후보로 나섰으며, 이곳에서 국민전선은 4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의 칼레 지방은 영국으로 가려는 난민들이 몰리는 곳이다. 마린 르펜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르펜(25)도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남부 지사 후보로 나섰다. 국민전선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도 40%가 넘는 득표율로 1위를 했다.

사회당은 결선투표에서 국민전선의 약진을 막기 위해 마린 르펜과 마리옹 마레샬르펜이 후보로 나선 2곳을 포함해서 3곳에서 사회당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의 사르코지 대표는 사회당과 결선투표에서 공식적인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린 르펜은 파리 테러 뒤 “프랑스는 안전하지 않다” “이슬람 전체주의의 위협” 같은 이야기를 하며, 반이민과 반이슬람 정서를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국민전선의 승리를 파리 테러 때문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국민전선은 지난해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득표율 25%로 1위를 했다. 최근 국민전선은 반유대주의를 폐기하고 인종 문제는 되도록 문제 삼지 않는 전략으로 극단적 정당에서 대중정당으로 점점 탈바꿈해왔다.

2011년 대표가 된 마린 르펜은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의 반유대주의와 결별했으며, 유대인 대신 무슬림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슬람을 공격할 때도 이슬람 자체가 아니라 이슬람의 보수적 문화를 공격하는 식이다. 10%가 넘는 실업률 등 악화된 경제 상황도 국민전선이 승리하는 토양을 제공했다. 국민전선은 자체 변신과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좌파와 우파 모두한테서 지지층을 빼앗아 오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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