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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서유럽 총기규제 ‘구멍’ 동유럽 무기 쉽게 밀수

등록 2015-11-16 19:32수정 2015-11-16 22:18

“어디서 그많은 무기가 들어왔나?”

지난 13일 밤 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뒤 다수의 소총과 폭발물 등이 발견되면서 유럽의 취약한 총기 통제 실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외신들은 과거 수많은 내전을 겪으면서 생산된 동유럽의 무기가 유럽연합(EU)의 역내 자유 통행의 ‘빈틈’을 이용해 서유럽으로 밀수되고, 그만큼 테러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15일 총기의 소지를 규제함에도 수많은 총기가 유통되며 테러 위험이 커지는 유럽의 현실을 짚었다. 프랑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총기 소지를 엄격히 제한하는 나라다. 하지만 지난 1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주도한 프랑스의 시사주간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 에이케이 소총이 사용된 데 이어, 이번 테러에서도 테러범들은 몸에 자살폭탄 조끼를 두르고 자동소총을 난사했고, 테러범들이 사용한 차량에서도 자동소총과 탄창이 발견됐다.

실제로 프랑스는 최근 몇년 동안 불법 무기 유통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프랑스 경찰은 2009년 1500개 이상, 2010년에는 2700개 이상의 불법 무기를 압수한 바 있다. 불법 무기 유통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두자릿수 비율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의회는 2012년 3월 총기 규제와 불법 소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이 통과된 지 불과 5일 뒤 알제리계 지하디스트 무함마드 메라가 툴루즈에서 7명을 살해하고 경찰과 대치 끝에 사살되며 프랑스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데일리 비스트>는 “프랑스가 불법 무기를 근절하려 했지만 결국 광범위한 무기의 극히 일부만 찾아낸 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서유럽에서 불법 유통되는 총기는 상당 부분 러시아에서 발칸반도를 거쳐 유입되고 있다고 총기 관련 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스위스의 비정부기구 단체인 ‘스몰 암스 서베이’는 “1990년대 후반 보스니아·세르비아·코소보 내전이 끝난 뒤 600만정에 달하는 무기가 그대로 남게 됐다”는 분석 결과를 2014년 9월에 발표한 바 있다. 이 무기들은 동유럽과 발칸반도 국가들의 무기 거래 조직들의 주된 ‘수출품’이 됐고, 밀거래를 통해 서유럽 쪽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의 자유로운 통행이 이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프랑스는 양형 기준을 높이며 총기 규제를 강화했지만, 유럽연합의 개방된 국경으로 해외에서 불법 밀거래된 총기들이 암시장을 통해 손쉽게 흘러 들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이 총기 소유를 불법화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자동소총 등을 이용한 테러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 비스트>는 “여전히 수많은 무기가 극단주의자들의 손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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