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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생존자 “앳된 얼굴의 괴한, 총격 뒤 ‘신은 위대하다’ 외쳐”

등록 2015-11-14 12:06수정 2015-11-16 22:26

파리 ‘13일의 금요일’ 테러 현장
“2~3명의 무장 괴한, 콘서트장 10여분 난사
사방에 피 넘쳐나고 시체들 널부러져
축구 경기장 두차례 폭음…상공에 헬기”
“우리는 간신히 도망쳤지만, 사방이 피로 뒤덮여 있었다.”

13일의 금요일 밤,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서 나오던 시민의 목소리는 충격과 공포로 가득했다.

공연장 안에 있던 프랑스 라디오 방송 <유럽1> 기자 쥘리앙 피에르는 “콘서트장으로 2~3명의 무장 괴한이 들어왔다. 마스크는 쓰지 않았고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보이는 것을 들고와 관중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고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총격이 10~15분동안 지속됐다. 굉장히 잔혹했고 패닉이 일었다. 괴한들은 적어도 3차례나 재장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들은 굉장히 어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방송은 바타클랑 극장 안에서 총격이 들린 뒤 누군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는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대학살이었다”고 마르크 쿠프리스(57)가 <가디언>에 현장을 전했다. 아직 떨고 있던 그는 “전장 같았다. 사방에 피가 넘쳐났고 시체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나는 총격이 시작될 때 반대편 쪽이 있었다. 최소 2명 이상의 테러범이 있는 듯 했다. 그들은 발코니에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바타클랑 극장 안에 있던 또다른 목격자는 “음악이 시끄러운 콘서트였다. 총격을 듣고 뒤돌아봤는데 뒷문 근처에 모자를 쓴 실루엣을 봤다. 그는 내 쪽으로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 목격자는 이어 “사람들이 쓰러지고 바닥으로 엎드리기 시작했다. 내 옆에 있는 남성은 죽은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뛰어서 비상문을 통해서 도망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조너선 힐은 한 남성이 바타클랑 극장 안으로 사람들을 들여보내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는 인근 전철역 밖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고 있었다. 힐은 “돈을 꺼내는데 멀리서 3발의 총격이 들렸다. 총소리라고 믿지 않았다. 그냥 길 한복판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또다른 테러가 벌어진 술집에 있던 벤 그란트는 도로의 차에서 쏜 총격으로 시체 6~7구가 바닥에 쓰러진 모습을 봤다. 그는 “나는 술집 안쪽에 있어서 아무 것도 보지는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꽤 끔찍했다.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술집 앞에 쌓인 주검들 때문에 안에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또다른 테러가 발생한 축구 경기장에 있던 언론인 빈센트의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모두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불안한 사람들은 최종 신호 이후 움직이기 시작한 상황이었고 아무도 밖의 상황을 알지 못했다. 전반전에 두 차례의 폭음이 들렸고 그 뒤에 들린 건 좀더 작았다”며 “하프 타임 때 이미 상공에 헬리콥터들이 와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9·11테러 이후 주요 테러사건 일지

△2001.9.11 알카에다, 4대의 여객기 납치해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미국 국방부곤에 충돌, 2978명 사망
△2002.10.12 인도네시아 발리의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로 202명 사망
△2004.3.11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동시다발 폭탄 테러로 200명 사망
△2005.7.7 런던에서 아침 출근 시간에 동시다발 폭탄 테러로 50여명 사망
△2009.11.27 러시아 노브고로드주에서 열차 철로에서 폭발물 터져 27명 사망
△2014.2.16 이집트 시나이반도서 버스 폭탄테러로 한국인 3명 사망
△2015.1.7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등 총기 난사로 12명 사망
△2015.8.18 타이 방콕 도심의 관광 명소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폭탄 터져 20명 사망
△2015.10.10 터키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102명 사망
△2015.10.31 러시아 여객기, 이집트의 시나이반도 상공서 추락해 224명 사망
△2015.11.13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적인 무장괴한 총기 난사와 폭발로 적어도 150명 사망

▷파리 ‘최악’ 테러 150여명 사망…이슬람극단주의 가능성
▷지하드 세력 “파리 불바다…칼리프가 공격”
▷“젊은 총격범들 15분간 난사…파리 공연장 순식간에 피바다”
올랑드 대통령 “파리서 전례 없는 테러”…국가 비상사태 선포
▷‘파리 테러’ 전세계 충격…오바마 “반드시 심판”
▷정부 “파리 테러 한국인 피해 확인 안돼”…긴급 대책회의 ▷9·11테러 이후 주요 테러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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