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증언…프랑스 등지 자생적 IS 추종세력 소행 가능성
지하드 세력 “파리 불바다…칼리프 국가가 프랑스 공격”
지하드 세력 “파리 불바다…칼리프 국가가 프랑스 공격”
150여명이 숨진 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지지자들은 잇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축하’ 글을 올리고 있다.
테러 현장에서 테러범들이 “시리아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고, 지하디스트들의 웹사이트와 트위터 계정 등에서 “칼리프 국가가 프랑스를 공격했다”고 밝힌 점에 비춰보면,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최우선 용의선상에 올라 있다.
이슬람 지하디스트 활동 감시웹사이트인 시테(SITE)는 파리 테러 발생 뒤 아슬람주의 무장세력과 연계된 트위터 계정에 “파리는 불타고 있다” “칼리프 국가가 프랑스를 공격했다”는 아랍어 메시지가 올라왔다고 14일 전했다. 이슬람국가는 지난해 6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장악한 이후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하며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이슬람국가의 지도자이자 칼리프를 자처한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라고 밝힌 바 있다.
‘칼리프 국가’라는 낱말 등을 언급한 것을 보면 파리 동시다발 테러는 이슬람국가 대원들의 소행이거나, 프랑스 등지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이슬람국가 추종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테러범들이 “시리아를 위해” 이번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이슬람국가의 소행에 한층 무게를 실리게 한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테러를 목격한 인물은 “나는 그들이 ‘올랑드의 잘못이다. 당신네들 대통령의 잘못이다. 그는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것을 분명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테러 생존자는 “테러범이 프랑스어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프랑스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이슬람국가 추종자들이 이슬람국가의 지시 등에 따라 테러를 자행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테러가 동시에 발생하는 등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점도 이슬람국가와의 조직적 연계를 시사한다.
프랑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시리아에서의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에 전폭기 등을 보내 공습에 참가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5일에는 프랑스에서 하나뿐인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를 걸프만에 보내 이슬람국가에 대한 정찰과 폭격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가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에 더 깊숙이 발을 담그자, 이슬람국가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의 유력한 용의자는 2001년 미국 뉴욕 등지에서 9·11 테러를 저질렀던 알카에다다.
현재 알카에다는 이슬람국가에 밀려 세력이 많이 위축됐지만 이번과 같은 동시 다발 테러를 저지를 충분한 능력은 갖추고 있다. 더욱이 올해 1월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에브드> 테러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가 배후에서 자신들이 지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인 아이만 자와히리의 지시에 따라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는 알카에다의 세계적인 테러 네트워크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파리는 불타고 있다’ ‘공격받은 파리’ 등이라는 뜻의 아랍어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파리 테러를 환영했다. 이런 글들은 파리 테러 현장 사진 등을 올리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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