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축구경기장, 식당, 카페 등 6곳 이상
“극장 첫 총성 땐 공연의 일부라고 착각”
인질극 벌인 괴한 중 3명은 자살폭탄 터뜨려
경기장서 피신 올랑드, 비상사태 선포·국경 폐쇄
“극장 첫 총성 땐 공연의 일부라고 착각”
인질극 벌인 괴한 중 3명은 자살폭탄 터뜨려
경기장서 피신 올랑드, 비상사태 선포·국경 폐쇄
13일 프랑스 파리 극장과 축구경기장, 식당, 카페 등 6곳 이상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일어나 127명이 숨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테러를 일으킨 이들의 정체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나온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은 파리 시내 11구에 있는 공연장인 바타클랑 극장이었다. 괴한들이 AK-47 소총을 들고 극장 안에 있던 수백명에게 총을 난사해, 적어도 80여명이 숨졌다. 당시 공연장에는 미국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콘서트를 보려고 1500명이 모여 있었다.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이 무대에 오르고 약 한 시간 뒤 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극장 안은 “피바다로 변했다”고 한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이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이 라디오 방송국의 피에르 야나스자크는 “첫 총성을 듣고 처음에는 공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군중에게 총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사태를 파악했다. 여기저기에 피와 시신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괴한들이 총탄을 서너 차례는 갈아끼웠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질극까지 벌인 괴한 4명 이상을 사살했는데, 이중 3명은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려 숨졌다. 목격자 중 한 명은 바타클랑 극장 괴한들이 “알라후 악크바르”(신은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한 일이다” 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프랑스는 이슬람국가(IS) 근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 공습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다. 일부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프랑스의 이슬람국가 공습을 비난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괴한들이 “올랑드, 너희 대통령의 잘못이다.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지난 1월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발생 장소에서 불과 200m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날 파리 동시다발 테러는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타클랑 극장 주변에서 일어났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캄보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에 총을 든 이가 난입해서 총을 난사했다. 당시 식당에 있던 목격자 한 명은 “젊은 남자가 여자 아이를 안고 가는 모습을 봤다. 여자 아이는 숨진 듯했다”고 말했다. 바로 건너편에 있는 주점 카리용에서도 총기가 발사됐다.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두 곳에서만 사망자가 최소 14명이 나왔다. 바타클랑 극장 부근 라 벨 에큅이라는 카페에서도 총기 난사가 일어났다. 한 목격자는 프랑스 신문 <리베라시옹>에 “적어도 100발 이상의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총성은 파리 시내 레알 쇼핑센터에서도 들렸다.
일드프랑스(파리 수도권)에 속하는 생드니에 있는 축구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도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당시 경기장에는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 사이 친선 축구경기가 열리고 있었고, 올랑드 대통령도 경기장에 있었다. 경기장에서는 세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올랑드 대통령은 황급히 피신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들이 “자살 (폭탄) 테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리에서는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연쇄 테러를 벌여 1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프랑스는 이후 1만명이 넘는 군인을 국내 안전 유지를 위해 투입했으나 또다시 동시 테러를 당했다.
이번 테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를 프랑스에 남겼다. 사망자 외에 부상자도 200명이 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프랑스 정부가 이날 사살한 무장 대원도 8명이다. 프랑스 정부는 14일 파리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고 파리 지역 모든 학교를 임시 폐쇄했으며, 파리 시장은 시민들에게 당분간 집안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지하드 세력 “파리 불바다…칼리프가 공격”
▷파리 극장 테러 목격자들 “"범인들 10여분간 난사…유혈 낭자”
▷올랑드 대통령 “파리서 전례 없는 테러”…국가 비상사태 선포
▷‘파리 테러’ 전세계 충격…오바마 “반드시 심판”
▷정부 “파리 테러 한국인 피해 확인 안돼”…긴급 대책회의 ▷9·11테러 이후 주요 테러사건 일지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지역
9·11테러 이후 주요 테러사건 일지
△2001.9.11 알카에다, 4대의 여객기 납치해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미국 국방부곤에 충돌, 2978명 사망
△2002.10.12 인도네시아 발리의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로 202명 사망
△2004.3.11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동시다발 폭탄 테러로 200명 사망
△2005.7.7 런던에서 아침 출근 시간에 동시다발 폭탄 테러로 50여명 사망
△2009.11.27 러시아 노브고로드주에서 열차 철로에서 폭발물 터져 27명 사망
△2014.2.16 이집트 시나이반도서 버스 폭탄테러로 한국인 3명 사망
△2015.1.7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등 총기 난사로 12명 사망
△2015.8.18 타이 방콕 도심의 관광 명소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폭탄 터져 20명 사망
△2015.10.10 터키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102명 사망
△2015.10.31 러시아 여객기, 이집트의 시나이반도 상공서 추락해 224명 사망
△2015.11.13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적인 무장괴한 총기 난사와 폭발로 적어도 150명 사망
△2002.10.12 인도네시아 발리의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로 202명 사망
△2004.3.11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동시다발 폭탄 테러로 200명 사망
△2005.7.7 런던에서 아침 출근 시간에 동시다발 폭탄 테러로 50여명 사망
△2009.11.27 러시아 노브고로드주에서 열차 철로에서 폭발물 터져 27명 사망
△2014.2.16 이집트 시나이반도서 버스 폭탄테러로 한국인 3명 사망
△2015.1.7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등 총기 난사로 12명 사망
△2015.8.18 타이 방콕 도심의 관광 명소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폭탄 터져 20명 사망
△2015.10.10 터키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102명 사망
△2015.10.31 러시아 여객기, 이집트의 시나이반도 상공서 추락해 224명 사망
△2015.11.13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적인 무장괴한 총기 난사와 폭발로 적어도 150명 사망
▷파리 극장 테러 목격자들 “"범인들 10여분간 난사…유혈 낭자”
▷올랑드 대통령 “파리서 전례 없는 테러”…국가 비상사태 선포
▷‘파리 테러’ 전세계 충격…오바마 “반드시 심판”
▷정부 “파리 테러 한국인 피해 확인 안돼”…긴급 대책회의 ▷9·11테러 이후 주요 테러사건 일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