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번 충돌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1천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5개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규탄했다.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시각) 유럽 4개국과 공동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확고하고 단합된 지지와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행위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비난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러리즘에는 어떤 정당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5개국은 하마스가 집에 있던 가족을 살해하고, 음악 축제를 즐기던 젊은이를 200명 넘게 학살하고 노인 여성, 어린이, 일가족 등을 인질로 납치한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캐나다,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정상이 함께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향후 파장이 예상되고 추가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성명에서 5개국은 “우리는 이러한 잔혹 행위로부터 자신과 국민을 방어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어떤 세력도 이런 공격을 악용해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방 5개국이 경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성명에 따르면 5개국은 자신들이 이스라엘의 “동맹”, “공동 우방”이라면서 “이스라엘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궁극적으로 평화롭고 통합된 중동 지역을 위한 제반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단결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5개국은 하마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한편 이들과 일반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분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당한 열망을 인정한다”며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의 동등한 정의와 자유를 지지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이러한 열망을 대변하지 않고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더 많은 공포와 유혈사태 외에는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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