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사는 한 주민이 전쟁 중 포격으로 부서진 자신의 집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준비하고 있는 ‘봄철 반격’ 때 남동부 자포리자가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반격이 자포리자주에서 개시될 수 있다며, 이 지역이 “다음 큰 격전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자포리자주 남부를 점령한 상태이며, 주도인 자포리자를 포함한 북부 일부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을 막아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말 자포리자를 비롯해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헤르손주 4개주를 러시아 영토로 합병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포리자의 ‘110 영토방어여단’이 “지난 1년 동안 서서히 전세를 뒤집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무기, 병력 면에서 우세한 러시아군이 뚫기 어려운 방어 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짚었다. 최근 영국에서 훈련을 받은 정예 포병 부대가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외곽에서 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전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투는 현재 교착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주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전선을 뚫고 남쪽으로 진격한다면, 러시아군 진영을 반으로 갈라 주요 보급선을 차단할 수 있다.
러시아군도 방어 태세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위성 사진을 근거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지뢰밭, 참호, 장애물, 전차를 막기 위한 배수로 등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는 28일 새벽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중부, 남부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해 미사일 약 90발 그리고 자폭 드론(무인기)을 동원한 공습을 했다. 러시아가 키이우를 공격한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50일 만이다.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26명이 숨졌다.
바로 다음 날인 29일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이후부터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항구 도시 세바스토폴 유류 저장고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텔레그램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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