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남쪽을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다연장 로켓 공격을 벌이고 있다. 헤르손주/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24일(현지시각)로 1년 2개월을 맞는 가운데 헤르손주의 남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반격 채비가 감지되고 있다. 이 지역은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 기지 구실을 하는 크림반도와 연결되는 요충지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지난해 11월 헤르손주 주도 헤르손시 등 드니프로강 서·북쪽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낸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헤르손시 인근의 드니프로강 동쪽 강변 지역까지 진출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23일 보도했다.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과 함께 이동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헤르손시에서 남동쪽으로 7㎞ 떨어진 올렉시키 지역과 헤르손시에서 10㎞ 떨어진 다치 지역까지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하구 삼각주의 동쪽 지류 주변에 대한 통제력도 상실한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들은 드니프로강 남동쪽 강변에 진출한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몇주째 진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보급망도 구축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드니프로강을 건넌 우크라이나군 병력 규모와 이들의 작전 의도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쟁연구소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올 봄 대반격에 나설 경우, 주요 목표는 드니프로강 남쪽의 헤르손주 남부 지역이 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지역은 러시아가 2014년 3월 자국 영토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연결되는 보급 요충지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에 러시아군에게 헤르손주 전체를 점령당했으나, 여름부터 반격을 벌여 11월 중순까지 드니프로강 서·북쪽 지역을 되찾았다. 그 이후 두나라 군대는 드니프로강을 경계로 맞서왔다. 우크라이나군이 이 강을 넘은 것이 확인될 경우, 대반격이 임박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의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드니프로강 삼각주 주변 작전 상황은 보안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면서 대반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날 현지 방송에 출연해 “드니프로강처럼 넓고 물살이 센 강을 건너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헤르손주의 현지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을 넘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주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쪽 강변에서 사진을 찍은 이들은 헤르손주 남쪽 내부에서 파괴 공작을 벌이는 우크라이나 쪽 무장 세력이며 이들은 곧바로 격퇴됐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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