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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 요충지에 ‘루블 도입’ 선언

등록 2022-05-02 12:10수정 2022-05-03 02:49

“우크라 통화 넉달 사용, 이후 완전히 바꿀 것”
‘장기적으로 지배 공고화 아니냐’ 우려 나와
외신 “우크라 은행시스템이어서 작동 않을 것”
러시아의 루블화 동전이 28일 모스크바 크레믈 건물을 배경으로 서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루블화 동전이 28일 모스크바 크레믈 건물을 배경으로 서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헤르손에 러시아 화폐 ‘루블’의 도입을 선언했다. 러시아가 이들 지역의 지배를 장기적으로 공고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돈바스 지역의 중심도시 하르키우에선 러시아군이 포격을 재개해 민간인 세 명이 숨졌다. 

헤르손의 러시아 군·정행정 부장관 키릴 스트레모소프은 “5월1일부터 우리는 루블 영역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가 1일(현지시각) 러시아의 통신 <리아 노보스티>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통화인 ‘흐리우냐’가 앞으로 넉 달 동안 사용될 수 있다”고 유예기간을 상정한 뒤 “그 이후 우리는 완전히 결제 수단을 루블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선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헤르손을 장악하고 강제 편입을 포함한 러시아화를 촉진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국방부는 성명을 내어 “러시아가 3월 초 헤르손을 점령한 이래 친러시아 지방정부를 세워서 이 도시와 주변의 지배를 정당화하려고 해왔다”며 “이번 조치는 장기적으로 헤르손에서 강력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군 점령 전 헤르손 시장이었던 이호르 홀리하이우는 러시아군의 이런 시도에 대해 <비비시>에 “이 지역의 유일한 은행시스템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 방식이기 때문에 러시아 화폐 도입이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군의 침략 초기에 점령된 도시이다. 크림반도와 가깝고 드네프르강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거쳐야 하는 전략 요충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러시아군은 헤르손을 회복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도 이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는 데 힘써 왔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전투가 지속했다. 특히 러시아 국경에서 50㎞ 남짓 떨어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하르키우 시장 이호르 테레호우는 1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세 명이 숨지고 여덟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전날 이곳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은 성명을 내어 성공적인 공격 작전으로 하르키우 주변 마을 4곳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반격에 나서 이들 탈환 지역에 포탄을 쏟아내자, 주민들은 대부분 하르키우로 피신했다. 주민 이리나는 “마을이 모두 불타고 파괴됐다”고 말했다.

하르키우도 양국 간 밀고 밀리는 전투와 포격으로 곳곳에 상흔이 가득하다. 테레호우 시장은 “하르키우의 건물 20%가 포격으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전투 현장을 떠나려는 사람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인권단체의 자료에 따르면, 전쟁 전 하르키우 인구는 140만명이었으나, 지금은 50만명만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아조우 해변의 도시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합의로 민간인의 안전한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군의 공세에 밀려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대피했던 주민들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민간인 100명이 아조우 공장에서 통제된 지역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우리는 자포리지아에서 만날 것”이라며 유엔과 다른 국제기구하고 협력해 더 많은 사람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러시아군의 점령 시도에 맞서 우크라이나군 2천여명이 몰려들어 저항하고 있으며 민간인도 1천여명이 대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0일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리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함께하겠다”며 지지를 약속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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