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일 맨체스터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봉쇄 조처 때 총리관저에서 파티를 연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측근 4명이 3일(현지 시각) 몇 시간 차이를 두고 우르르 사의를 표시했다.
가장 먼저 그만두겠다고 밝힌 이는 무니라 미르자 정책실장이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잭 도일 총리실 커뮤니케이션 국장이 뒤이어 사의를 밝혔고, 댄 로젠필드 비서실장, 마틴 레이놀즈 수석 비서관이 뒤를 이었다.
<비비시>(BBC) 방송은 미르자 정책실장을 잃은 것이 존슨 총리에게 가장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존슨 총리가 런던 시장이었던 지난 2008년부터 14년간 함께 해 온 최측근이다. 다른 세 명은 파티 게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던 인물들로 파티 게이트에 대한 대가를 치른 측면이 있다고 방송은 짚었다.
이 가운데 레이놀즈 수석 비서관은 지난 2020년 5월20일 런던 총리관저 정원 파티 개최를 위해 “(각자 마실) 술을 가져오라”는 내용을 보냈던 인물이다. 그는 당분간 업무를 계속하다 후임자가 정해지면 원래 출신 부처인 외교부로 복귀한다. 도일 커뮤니케이션 국장과 로젠필드 비서실장도 파티 게이트와 관련된 인물들이다. 도일 국장은 사표를 내면서 “최근 몇 주간 가족이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수 그레이 영국 내각부 제2차관(공직윤리 담당)은 2020년 5월∼2021년 4월 사이에 총리관저에서 이뤄진 16개의 모임을 살펴본 결과 “몇몇 모임에선 정권 핵심에 있는 이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이는) 리더십과 판단이 결여됐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임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측근들까지 무더기로 그만두면서 존슨 총리의 입지는 한층 좁아지게 됐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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