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지침을 어기고 정원 파티를 열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방역 지침을 어기고 정원 파티에 참석해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방역 지침 위반 사실이 또 드러났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4일(현지시각) 총리실이 지난 2020년 6월19일 실내에서 존슨 총리의 생일파티를 열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이티브이>(ITV)의 보도 내용을 인정한 것이다.
<아이티브이>는 총리실 직원 약 30명이 사무실에서 존슨 총리의 생일파티를 열었으며, 존슨 총리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앞서 보도했다. 이날 파티는 존슨 총리가 외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깜짝 파티 형식으로 열렸다. 파티는 당시 존슨 총리의 약혼자였고 현재 부인인 캐리 존슨이 주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방송은 주장했다. 당시 영국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은 실내 모임을 금지하는 것이었다.
총리실은 생일파티가 열린 것을 인정하면서 직원들이 잠깐 모였고 총리는 채 10분도 머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비비시> 방송이 전했다. 하지만 이날 파티에 총리 관저 내부 보수작업에 참여했던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참석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아이티브이>는 이날 밤에도 존슨 총리 가족의 친구들이 관저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다고 보도했지만, 총리실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총리실은 “총리가 외부에서 가족 몇명과 모였을 뿐이며 이는 방역 지침을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생일파티 며칠 전인 6월10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방역 규칙 준수를 촉구한 바 있다.
존슨 총리의 방역 지침 위반을 조사하고 있는 내각부의 수 그레이 예절·윤리팀 국장은 이날 생일 파티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그레이 국장은 이번 주 중으로 2020년 5월20일의 관저 정원 파티 등 존슨 총리의 방역 지침 위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5월20일 파티 참석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퇴진 요구가 터져 나왔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이날 또다시 존슨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