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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남북한 긴장으로 열병식 지장 땐 좌시 않을 것”

등록 2015-08-24 19:47수정 2015-08-25 04:12

환구시보 “중, 적절한 수단 지녀”
대북 지원 중단 가능성 지칭한 듯
남북에 자제 촉구 ‘물밑 외교’도
중국 인민해방군 여군들이 22일 베이징 외곽의 한 기지에서 오는 9월3일 전승절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대비해 행진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 여군들이 22일 베이징 외곽의 한 기지에서 오는 9월3일 전승절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대비해 행진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9월3일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온 국력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이 한반도 긴장 상태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열병식 성공’이란 국가적 목표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중국은 강온 양면 전략으로 사태 확산을 막으려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환구시보>는 24일 ‘중국은 한반도 사태에 볼모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현재 남-북 긴장이 9월3일 중국의 열병식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세력 가운데는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평양이나 한국 혹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부세력이 도박을 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며 “만일 열병식이 어떤 형태로든 악의적인 방해 탓에 지장을 받게 된다면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신문은 아울러 “중국은 만일 긴장이 격화해 상황이 통제할 수준을 넘어선다고 판단하면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시할 적절한 수단을 지니고 있다”며 중국이 사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모종의 수단을 쓸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환구시보> 사설은 북한의 도발이 중국의 항일 승전 열병식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세력을 따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북한의 도발을 지칭하는 것이 명백하다”며 “중국이 북한의 행동에 상당히 불쾌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한-중 의원 바둑교류 참석차 방중한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은 중국 학자들에게서 “북한이 선대(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활동을 근거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방중에 특별대우를 요구했으나 중국이 거절했다. 이에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한 북한 지도부가 이를 희석하려 남쪽을 타격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반대의사를 표시할 적절한 수단’ 등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 중단 가능성을 지칭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한국과 외부세력도 언급함으로써 한국 내 방중 반대 세력과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해온 미국까지 아울러 한데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남북한 모두의 자제를 요청하는 물밑 외교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과 북한 사이엔 대사관 등 외교채널이 있다. 전승절 행사 성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에 수수방관만 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전승절 행사와 관련해 한국 쪽과도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9월3일 열리는 열병식에 세계 50여개국 정상을 초청해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국내 애국심을 고취하는 장으로 활용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서방국가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고 러시아와 몽골 등 10여개국 정상들만 참석이 확정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손원제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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