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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사망자 ‘눈덩이’…“주검 담을 자루마저 모자라”

등록 2008-05-16 19:30수정 2008-05-17 00:22

쓰촨 대지진의 부상자와 이재민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쓰촨성 몐양시 지우저우체육관에서 16일 오전 한 이재민이 실종된 가족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들고 있다.  몐양/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쓰촨 대지진의 부상자와 이재민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쓰촨성 몐양시 지우저우체육관에서 16일 오전 한 이재민이 실종된 가족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들고 있다. 몐양/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구조시한’ 넘겨…2만명 시신 확인·부상 10만명
‘외국 구조대 허용’ 선회…올림픽 앞둔 ‘재난외교’
쓰촨 대지진이 지각을 뒤흔든 지 5일째를 지나면서 매몰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중국 당국은 16일 한국·일본 등 국외 전문 구조대의 입국을 허용키로 했다.

쓰촨성 등 피해지역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만 2만여명에 이르며, 부상자 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전했다. 최종 사망자 수는 5만명,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인구가 1천만명으로 추산되기도 한다. 부상자들의 상태에 따라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도 있다. 재해 발생 이후 일종의 ‘구조 시한’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은 15일에 벌써 넘어섰다.

매몰되거나 겨우 수습한 사망자의 주검이 썩어가면서, 질병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중국 중앙정부의 위생부는 발견된 주검을 철저히 소독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매장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매장지는 수원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며, 주거 지역으로부터 바람이 부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구호 인력들은 한쪽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건물을 들어내고, 다른 쪽에서 주검을 묻기 위해 땅을 파야 할 판이다. 한 당국자는 <신화통신>에 “주검을 담을 자루가 많이 부족하며, 공수해준 식량·음료수의 양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쓰촨성 각지의 의료시설들도 포화상태여서 피해자들의 치료를 더디게 하고 있다. 한 중학교 건물에서 탈출한 장자즈(11)는 무너져내리는 시멘트 더미에 팔을 심하게 다쳤다. 그러나 의료진·의약품·수술도구 등이 모두 부족한 현지 의료상황 탓에 상처 부위를 제때 치료받지 못했고, 결국 두 팔을 모두 잘라내야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피해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원자바오 총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들어가라”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적극적인 인명 구조 작업을 독려했다. 구호활동에 투입된 인민해방군 병력은 13만명을 넘어섰다. 20시간이 넘는 ‘대장정’을 벌여 무너진 도로를 뚫고 현장활동을 벌이는 한편, 각 부대가 조달한 헬기로 대대적인 인력·물자 수송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피해가 심각한 지역일수록 중장비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구호작업은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피해 현장에는 전문인력의 지원이 절실하다. 현장에선 무턱대고 구조작업을 돕겠다고 나선 이들이 구급차·중장비의 통행을 가로막거나 안전사고를 당하는 일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 공산주의청년단 쓰촨성 지부가 현지 방송으로 “열정은 있지만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은 현장에 몰려들지 말라”고 ‘조언’해야 할 정도다.

16일 중국 정부가 외국 구조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현장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금까지 수많은 재난에 대해 자국민만으로 대처한다는 자력 갱생 노선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진 피해가 예상을 넘어서 엄청난 규모로 나타나고,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 재난을 오히려 국제협조 노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중국은 먼저 일본의 국제긴급구조대원의 입국을 허락한 데 이어 한국·러시아·싱가포르 등 3국의 구조대 입국을 허용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일본 국제지원 구조대가 도착한 청두 공항에서 “일본은 지진다발국가로 재난구조경험이 풍부하고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경찰, 소방대원, 해상보안청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본의 국제지원구조대 선발대 31명은 이날 오전 쓰촨성의 청촨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고, 2진 29명도 현지를 향해 출발했다. 두장옌(쓰촨성) 도쿄/유강문 김도형 특파원,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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