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이 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총통 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 업체인 폭스콘의 창업자 궈타이밍(72)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당은 야당 표 분산을 우려해 “민진당이 폭죽을 터뜨리게 하지 말라”며 궈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29일 기자들에게 국민당 총통 후보인 허우유이로 단결하고 지지해야 한다며 “(여당인) 민진당이 폭죽을 터뜨리게 하지 말자. 민진당은 어젯밤 내내 (궈의 출마에) 기뻐하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만 중앙통신 등이 전했다.
앞선 28일 궈는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나는 대만 해협에 앞으로 50년간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며 “양쪽에 상호 신뢰의 깊은 토대를 만들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고 타이베이타임스 등이 전했다. 그는 집권 민진당이 “대만을 (중국과의) 전쟁의 위험으로 가져갔다”며 “대만을 다음번 우크라이나로 만들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에 거액을 투자한 기업인 폭스콘의 창업주이며 대주주이기 때문에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중국이 (중국 내) 재산을 몰수한다고 한다면, 나는 ‘그렇게 하라’고 답할 것이다”고 말했다.
궈는 지난 2019년에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다. 당시 국민당 총통 후보 선출 경선에 참여했으나 참패했다. 올해도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에 참여해 패했으나,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퀵시크가 지난 17∼21일 20살 이상 성인 1222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민진당 후보 라이칭더(35.6%)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24.4%) 후보와 국민당 허우(16.4%)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 국민당과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칠 것으로 보이는 궈의 지지율은 12.4%였다.
이 때문에 궈의 출마 선언 뒤 국민당은 성명을 내어 “극도의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장즈하오 민진당 대변인은 같은 날 모든 시민은 자격이 된다면 출마할 권한이 있다며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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