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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30년까지 핵 보유량 4배로 증강…미국방부 보고서, 밝혀

등록 2021-11-04 09:34수정 2021-11-04 10:48

중국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이 2019년 10월 중국 공산당 창립 70돌 열병식 행사에서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이 2019년 10월 중국 공산당 창립 70돌 열병식 행사에서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이 2030년까지 핵무기 보유량을 4배 늘려 1천기가 넘을 수 있다고 미국 국방부가 3일(현지시각) 전망했다. 사실이라면, 이는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전력증강이다. 중국이 대만과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기 위한 전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중국에 관한 군사와 안보 전개상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7년까지 핵탄두 700기를 보유할 수 있고 2023년까지는 적어도 1천기를 보유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지상과 바다, 공중에서 핵탄두 운반 플랫폼을 확대하고 이런 핵전력 확장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기반시설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보고서에선 “200기 초반대”로 추정했고 2030년까지 두 배인 400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군이 보유 핵탄두가 3750기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핵전력은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뒤지는 수준이지만, 그 격차가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국방부 보고서는 또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지하 격납고 몇백 개를 포함한 미사일기지를 적어도 3곳에서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장소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최근 민간 전문가들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신장과 위먼, 오르도스 등 3곳에서 의심스러운 건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은 특히 이들 장소에서 미사일 격납고 300여기가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공사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중국이 핵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처럼 육·해·공에서 핵공격을 할 수 있는 “초기 단계의 3대 핵전력”을 이미 갖췄을 수 있다고도 밝혔다. 중국이 지상발사 핵미사일과 함정·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을 갖춘 데 이어 항공기에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추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이번 보고서가 “새롭고 훨씬 더 도전적인 형태의 냉전”을 암시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 연말로 예정된 화상 정상회담에서 군축문제를 의제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가 주목되는 것은 최근 중국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전력증강에 본격 나서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스푸트니크의 순간에 매우 가깝다”며 1957년 옛소련이 미국에 앞서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았을 당시 미국이 받은 충격과 비유한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군의 진화하는 능력과 개념은 ‘강력한 적’과 싸워 이길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강력한 적’이란 미국을 가리킨 완곡한 표현”이라며 중국이 미국을 겨냥한 군사적 대응에 본격 나서는 상황에 경각심을 드러냈다. 미들버러 국제문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는 “중국의 핵탄두 1000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중국이 더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것은 꽤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특히 대만과의 전쟁 등을 상정하고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타운 대학의 중국 핵무기 전문가 케이틀린 탤머지는 “중국의 핵전력 강화가 미국의 핵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대만 갈등 상황과 관련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미국 해군전쟁 대학의 앤드루 에릭슨은 “중국은 대만과 관련한 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시나리오에 필요한 군사력을 보유함으로써 미국이 대만 방어를 위해 개입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기존의 ‘최소억지전략’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최소억지전략은 적국의 핵공격을 억지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핵전력을 보유하고 운용한다는 전략이다. 대만 유사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억제하기 위해 최소억지전략에 필요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사쭈캉 중국군축협회(CACDA) 명예회장은 지난 9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중국도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대럴 킴볼 군축협회 대표는 중국이 핵탄두를 대폭 늘릴지는 많은 부분 미국의 정책과 행동에 달려 있다며 핵위협 감소를 위한 양자 또는 다자 협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군사작전을 방해하고 중국군의 작전을 지원할 수 있는 해외 기지 네트워크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군사의료기관에서 민간용은 물론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독성 물질의 식별과 실험 등을 행한 연구를 지적하며 중국이 국제생화학무기 관련 협정을 준수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관련기사:

“중국, 미사일격납고 300여기 건설작업 급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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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비밀리에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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