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가 선포된 타이 방콕에서 13일 반정부시위 진압에 나선 군이 도심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날 최루탄·물대포 등을 동원한 군의 진압으로 적어도 77명이 다쳤으며,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 흩어져 저항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진압 과정에서 군이 시위대 위쪽으로 자동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방콕/AP 연합
다른 2명 총상 등 77명 다쳐
지난주말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행사장에 난입해 정상회담을 무산시켰던 타이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군이 13일 무력진압에 나서면서 군이 발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사팃 웡농뜨이 총리실 장관은 이날 밤 텔레비전에 출연해 “정부청사 부근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타이 시민들 사이에 심각한 충돌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3명이 총격을 받고, 이 중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인 레드 셔츠의 반정부 시위대라고 그의 가족들이 확인했다. 사망자는 총을 맞고 죽었으며, 나머지 2명도 총상으로 다쳤다.
앞서 타이군은 이날 새벽 4시께 방콕 북쪽의 딘댕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엠(M)16 소총 등 자동화기 수백발을 공중 발포하고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시위대는 진압군에 맞서 돌을 던지고 쌓아놓은 타이어에 불을 지르면서 격렬히 저항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77명이 다쳤다고 타이 일간 <네이션> 등이 보도했다. 군은 작전 2시간 만인 오전 6시께 딘댕 교차로를 장악했다.
양쪽의 충돌은 이날 오후까지도 계속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점심시간 직후 진압군이 갑자기 전승기념탑에 모인 시위대 쪽으로 물대포를 쏘며 진격했고 실탄도 발사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 사격이 시위대를 직접 겨냥한 것인지 공중에 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송끼띠 차까밧 군 최고사령관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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