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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으로 번진 ‘혁명 불씨’

등록 2011-02-15 19:55수정 2011-02-16 09:38

2년만에 최대 반정부시위
바레인·예멘서도 확산추세
이집트 혁명의 지진파가 아라비아 반도 건너편까지 퍼지면서 중동 전역이 들썩거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수천명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란 구호 등을 외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쏘며 시위대가 테헤란 도심광장으로 집결하는 것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두명이 숨지고 시위대 수십명이 체포됐으며, 휴대전화 통신은 차단됐다. 야권 지도자들인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메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은 지난주부터 가택연금된 상태다.

이란에서의 이번 시위는 2009년 6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재선한 대선에 부정선거 의혹이 일면서 보름 이상 이어졌던 대규모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이란 집권층과 야권은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가 퇴진한 지난 11일 “우리는 미국과 시오니스트 제국(이스라엘)이 없는 새로운 중동을 보게 될 것”이라며 반미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란 야권세력은 이집트와 튀니지의 시민혁명이 2009년 이란에서의 대대적인 반정부 민주화 시위와 닮았다고 보고 있다.

왕정국가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는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전날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를 위한 추모집회를 열다가 경찰과 충돌해 경찰이 쏜 고무총탄에 맞아 또다른 한명이 숨지는 등 이틀 동안 시위로 적어도 2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 바레인은 비교적 부유한 산유국이지만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 무슬림이 소수 수니파 집권층으로부터 정치, 경제적으로 차별을 당하는 종파 갈등이 뿌리 깊다. 시위를 이끈 나빌 라자브는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에 “우리는 정치 개혁, 참정권, 인권 존중, 시아파에 대한 제도적 차별 금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예멘에서도 33년째 집권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나흘 연속 이어졌다. 이날 수도 사나에서는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던 반정부 시위대가 깨진 병조각과 단검 등으로 무장한 친정부 세력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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