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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유혈진압 최소7명 숨져

등록 2009-06-16 19:23수정 2009-06-17 07:42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5일 개혁파 대선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를 지지하는 시위자들이 자동차에 불을 질러 연기가 치솟고 있다. 시위대는 시위 참가자 여러 명이 민병대의 총에 맞아 숨진 데 항의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테헤란/AFP 연합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5일 개혁파 대선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를 지지하는 시위자들이 자동차에 불을 질러 연기가 치솟고 있다. 시위대는 시위 참가자 여러 명이 민병대의 총에 맞아 숨진 데 항의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테헤란/AFP 연합
군·경 발포…반정부시위 확산
헌법수호위 “일부 재검표 준비”
이란 대선 결과를 둘러싼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로 다수의 시위대가 숨지는 유혈사태가 빚어지면서, 이란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15일(현지시각) 테헤란에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지지자 수십만명이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와중에 친정부 ‘바시지 민병대’의 발포로 7명이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16일 현지 라디오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국영 <파얌> 라디오는 전날 시위가 벌어진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 인근에서 “불법집회가 끝난 뒤 폭력배들이 군 관련 시설을 공격하려다 7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 이와 별개로 테헤란대학교와 남부 도시 시라즈에서 모두 12명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위는 테헤란뿐 아니라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라즈, 이스파한, 타브리즈, 마잔다란 등 이란 전역의 주요 도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사실상 최고 권력기관인 헌법수호위원회가 16일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는 지역에 한정해 재검표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헌법수호위원회는 또 이번 대선의 개혁파 후보였던 무사비와 레자이가 낸 이의신청에 대해 열흘 안에 최종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은 15일 ‘사망 보도’의 진상을 조사할 의회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유혈사태로까지 번진 이란 시위 정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선 뒤 폭력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민주적 절차와 언론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란 국민의 진정한 뜻이 완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유엔과 나의 입장”이라며 대선 결과에 대한 이란 당국의 조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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