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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과 적이었지만 감정적으론 가까워”

등록 2015-09-29 20:03수정 2015-09-30 11:11

구스타보 아바나종합예술대 교수

미국과 영화·음악·생활방식 비슷
러·중과 경제교류 강화되어도
문화적으로 긴밀해지긴 힘들어
구스타보 아바나종합예술대 교수
구스타보 아바나종합예술대 교수
쿠바 아바나종합예술대의 구스타보 아르코스 페르난데스브리토 영화학과 교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쿠바는 미국과 적이었지만 감정적으로는 미국과 가깝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브리토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18일 아바나 코트라 무역관에서 진행됐다.

-쿠바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늘 미국을 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상은 이웃집에 있다. 이웃집이 친구하자고 하는데, 그 손이 오염된 손이더라도 쿠바가 굳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후발 주자로 쿠바에 들어오는 것인데.

“사실, 러시아인 5만명 정도가 쿠바에 살면서 경제·문화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줬다. 그런데 러시아가 떠나고 나니 하나도 남은 게 없다. 문화적으로 섞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중국과도 섞이기가 힘들 것이다. 쿠바는 서구문화권에 속하고 영화나 음악, 생활 방식이 미국과 비슷하다.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적이었지만 감정적으로는 미국과 더 가깝다. 러시아나 중국 쪽과 경제교류는 강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화적으로는 긴밀해지기 힘들다.”

-미국이 쿠바와의 수교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이 대쿠바 정책을 바꾼 이유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쿠바의 영향력 때문이다. 예를 들면, 브라질은 의료시스템이나 교육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미국이나 러시아가 아니라 쿠바에 와서 도움을 청한다. 우리는 돈이 없지만 시스템과 경험, 사람이 있다. 아울러 쿠바는 가난하지만 미국과 가깝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 쿠바는 라틴아메리카로 가는 열쇠이다. 이런 지정학적 위치와 쿠바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영향력 때문에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정상화가 당장에 쿠바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러시아나 중국인은 관광하러 여기까지 안온다. 너무 멀다. 미국의 관광산업은 아주 강하게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크루즈 여행이라든가, 페리를 타고 온다든가. 하지만 보안이 중요한 통신기반 시설 분야 등은 쿠바가 미국에 개방하지 않을 것이다.(웃음)”

-미국과 쿠바의 수교 이전에도 미국 거주 쿠바인들이 쿠바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그렇다. 미국엔 엄청나게 많은 쿠바인이 살고 있다. 마이애미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 걸쳐 있다. 그 중엔 돈많은 사람도 있고, 그들이 쿠바로 돈을 보내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건설은 현재 중국이 돕고 있고, 호텔은 스페인이 세우고 있지만 일반 쿠바인의 생계나 개인식당 영업은 미국의 쿠바인이 없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많다.

“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쿠바도 의회가 열리는 기간이 돼야 법을 바꿀 수 있다. 아무리 속도를 빨리내서 하고 싶어도 각 나라의 법과 의사결정 구조를 따라야 한다.”

아바나/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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