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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전 미국외교협회장 “세계 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미국”

등록 2023-07-04 13:32수정 2023-07-04 19:10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 회장.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 회장.

20년간 미국외교협회를 이끈 리처드 하스(71) 전 회장이 세계 안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하스 전 회장은 1일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당신의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게 뭐냐’는 질문에 “그건 우리(미국)”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는 그런 생각을 품어보지 않았지만 미국 정치 시스템의 혼란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하스 전 회장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기후변화, 테러리즘, 식량 안보, 전지구적 감염병을 제치고 미국이 우려 목록의 가장 위에 오른 것은 ‘내부의 혼란’이 ‘외부적 위협’을 능가하는 지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내 정치 상황은 다른 나라들이 모방하려는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정말로 지독한 불가측성과 신뢰성 결여를 보여주고 있다”며 “친구들은 우리한테 의존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불안정이 미국을 의지하기 어려운 나라로 만들었다며, ‘미국 민주주의’는 “국가 안보적 우려 사항이 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 세기 동안 미국은 매카시즘·베트남전쟁·워터게이트 등 여러 사건과 어려운 시기를 거쳤지만 “이런 것들은 시스템과 구조를 위협하지는 않았다”며, 지금이 훨씬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평생 국제 문제에 전념했으나 최근 시민 의식에 관한 책을 낸 그는 이제 내부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남은 시간 동안에도 이런 문제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했다.

하스 전 회장은 이런 생각을 품게 된 배경으로 트럼피즘을 꼽기도 했다. 그는 2015년에 대선 도전을 준비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외교에 대해 조언해줬다고 했다. 하지만 “자리가 그를 누그러지거나 정상적이게 만들어줄 줄 알았다는 점에서 난 크게 틀렸다”며 “그는 더 과격해지고 더 강경해졌다”고 했다.

40년 이상 공화당원이었던 그는 여러 공화당 행정부를 거치며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근무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에 탈당했다. 이듬해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 난동 사태를 일으키자 이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100년 역사의 미국외교협회는 외교·안보 분야 전현직 고위 관리, 학자, 언론인, 기업인 등 5천여명이 참여한 단체다. 하스 전 회장은 영향력이 큰 이 협회를 가장 오랫동안 이끌다 최근 퇴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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