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의 브래들리 장갑차.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독일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제공하겠다고 함께 밝혔다. 또 미국에 이어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독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총리의 5일 전화 통화 직후 공동 언론 성명을 내어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 독일은 마르더 장갑차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한 재정적, 인도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공동의 결의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그런 차원에서 양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우크라이나군에 이런 무기의 운용 훈련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미·독 정상은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 강화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를 위해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장갑차는 병력 수송에 집중하는 다른 기종들과 달리 자체 화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병전투차량으로도 불린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25㎜ 기관포와 대전차미사일, 마르더 장갑차도 20㎜ 기관포와 기관총,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한다. 우크라이나가 제공을 요구하는 전차(탱크)보다는 화력이 떨어지지만 그동안 미국이 제공해온 곡사포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의 지상전 능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연초에 미국이 유럽을 주도하는 독일과 함께 장갑차 제공 계획을 밝힌 것은 군사원조 의지를 재강조하려는 의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형 군사 장비 제공을 머뭇거리던 독일이 적극 나선 것도 눈에 띈다.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105㎜ 포를 탑재한 경전차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군의 지상전 능력 보강을 위해 이제 남은 것은 전차 제공이며, 미국 등이 전황이 진척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전차까지 지원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경전차 제공 약속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서구로부터 탱크를 받지 못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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