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7일 콘돌라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스탠퍼드대에서 대담하고 있다. 스탠퍼드/A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무력시위 고조는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뜻과 한-미-일 군사 협력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17일 스탠퍼드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한 대담에서 북핵에 대한 질문에 “이는 역대 미국 행정부들이 직면한 도전이었고, 각 행정부는 어떤 식으로는 관여하려고 했지만 오랫동안 분명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문제를 보는 시각의 일부는, 북한 지도부의 관점에서는 무시당하기 싫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다른 곳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북한의 행동은 ‘우리가 아직 여기에 있다. 우리는 아직도 문제다. 당신들은 우리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른 것도 있다”며 한국, 미국, 일본이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삼각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북한의 반발 배경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한-미-일 연합훈련 등을) 지켜봤을 것이며, 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과 맞물려 관심이 더 커진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몇년간 베이징의 이 문제에 대한 접근에 변화가 생겼다”며 “(중국이) 대만의 현상유지를 더는 수용할 수 없다는 근본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베이징은 훨씬 더 빠른 시간표에 따라 (대만) 통일을 추구하기로 결심했다”며 “평화적 수단이 통하지 않으면 강압적 수단을 사용할 것이며, 그것도 안 통하면 더 강제적인 수단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일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 업무보고를 통해 대만과의 통일을 위한 노력 과정에서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는 약속은 절대 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선택항도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일 목표 시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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