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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끔찍한 실수? 감정 격앙?…바이든의 ‘푸틴 권좌’ 발언 뒷수습 진땀

등록 2022-03-28 10:59수정 2022-03-29 02:34

마크롱 “긴장 고조시키면 안 된다”
전문가들·공화당도 ‘실언’ 성토
‘정권교체’ 시도로 해석 위험 경계
“가슴속에서 우러난 말” 옹호론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 조지타운의 성삼위일체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차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 조지타운의 성삼위일체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차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푸틴은 권좌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미국 행정부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이튿날인 27일 <프랑스3>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먼저 휴전을 한 다음 외교적 수단을 통해 (러시아) 군대를 완전히 철수시켜야 한다”며 “그러려면 말로든 행동으로든 긴장을 고조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이 대화를 통한 해결에 방해가 되고 긴장을 높일 위험이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미국 국내는 더 시끄럽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 사령관은 이날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앞으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메시지 규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트위터에 “대통령이 정권 교체를 요구하면서 전쟁 목표를 확장했다”며 “푸틴이 타협을 거부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면서 끝까지 승패를 보려고 하게 만들 위험을 키우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미그기를 보내는 것보다 더 도발적이라며 “즉흥 발언이라지만 대통령의 말은 모두 큰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도 이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훌륭한 연설 말미에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제발 연설 원고대로 발언하라”고 요구했다.

비판이 쏟아진 이유는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 방문을 마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제발 이 사람은 권좌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한 게 ‘정권 교체’(regime change) 추구로 인식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정권 교체’는 군사적 수단이나 공작을 통한 ‘체제 전복’과 비슷한 의미로 여겨져왔다.

미국 전문가 집단과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그것 봐라. 미국이 우리를 무너뜨리려 한다’며 선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 관계자가 문제의 발언 뒤 단 몇 분 만에 기자들에게 “정권 교체를 말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한 데서도 이런 발언의 민감성이 드러난다.

미국 관리들은 해명을 거듭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참뜻은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등을 침공할 권한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든 어디든 정권 교체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줄리앤 스미스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 “가슴 아픈” 하루를 보낸 뒤 나온 발언이라고 했다. 감정이 격앙돼 나온 말이라는 해석이다.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도 “대통령은 가슴속에서 우러난 말을 했다”며, 정책 의지의 표현이 아니라 감성적 발언으로 받아들이자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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