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자녀를 위해 펀드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영업부에서 한 어린이가 아버지와 함께 자신의 이름으로 펀드에 가입한 뒤 통장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경제특집] 금융재테크 돈 굴리자
자녀 위한 장기펀드 어떤 게 있나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둔 안홍석(42)씨는 대학 등록금이 한 학기에 400만원이 넘는다는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해진다. 인문대가 아닌 공대나 의대 등은 등록금이 더 비싸고, 등록금 외에 책값 등 다른 비용까지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안씨는 아내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투자에 대해 상의를 했다. 결국 최근 대세로 떠오른 ‘펀드’로 답이 모아졌다. 큰 돈이 있어 부동산 투자로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펀드에 자녀를 위한 적립식 장기 투자를 한다면 예금 금리 이상 정도의 수익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씨 같은 사람들을 위해 주요 은행과 증권사로부터 자녀들을 위해 십년 정도 묵혀둘 만한 펀드를 추천 받았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 펀드와 타사 펀드를 하나씩 추천 받았다.
■ 일석이조 어린이펀드=자녀들을 위한 펀드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어린이펀드다. 자녀에게 금융 및 투자 교육을 시킬 수 있고, 목돈까지 마련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은행이 각각 ‘미래에셋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 G1’과 ‘TOPS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펀드’를 추천했다. 이들 펀드들은 다양한 경제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매주 토요일 경제 체험교육을 진행하고, 방학을 이용해 3일간의 합숙 캠프도 진행한다. ‘TOPS 엄마사랑 어린이펀드’는 온라인 상에 ‘TOPS 어린이 경제교실’을 운영하고, 자녀 경제교육을 위해 매월 ‘어린이 운용보고서’를 이메일로 보내준다.
설정일 이후 수익률도 상당히 좋다. 2005년 4월1일 설정된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는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10일 현재 124.04%이고, 2005년 5월3일 설정된 ‘TOPS 엄마사랑 펀드’도 누적 수익률이 150.79%다.
■ 국내주식형이 최고=꼭 어린이펀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어린이펀드가 기존의 국내 주식형 펀드와 차별화되는 것이 별로 없으며, 결국 자녀를 위해 펀드를 가입하는 것은 수익률의 극대화와 안정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운용성과가 꾸준하고 운용회사가 안전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에서는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형’ ‘미래에셋인디펜던스 1호’를 추천했다. 두 펀드들은 2001년부터 6년 누적 수익률이 700% 가까이 된다. 하나대투증권에서는 ‘하나UBS FirstClass 에이스주식투자신탁’을 추천했다. 이 펀드도 정통 주식형 펀드로 업종대표주와 중소형 가치주에 분산 투자를 하고 있으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39%로 코스피지수 수익률(31%)을 웃돌았다. 신한은행에서는 업종대표주에 투자하는 ‘KTB 마켓스타 주식투자신탁’을 추천했고, 한국투자증권에서는 가치주펀드의 대명사인 ‘한국밸류10년 펀드’를 추천했다.
■ 국외펀드에도 분산투자=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10년 이상 본다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며 “절반은 한국 주식에, 절반은 신흥시장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 은행과 증권사가 신흥시장을 겨냥한 펀드를 추천했다.
국민은행은 ‘슈로더 브릭스 주식형 투자신탁’을 권했다. 이석희 국민은행 투신상품부 차장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분산투자하는 펀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피델리티 아시아 종류형’을 권했는데, 이 펀드는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지난 5월17일 설정된 이 펀드는 누적수익률이 11%다. 한국투자증권은 ‘신한BNP 봉쥬르 차이나’를 추천했다. 김균 한국투자증권 투자교육팀장은 “중국이 앞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주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돼 중국 펀드 투자가 좋은 전략”이라면서도 “1~2년간 중국 주식시장이 안좋아질 수 있으므로 철저하게 적립식으로 장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10년에 1500만원, 3000만원까지 면제 자녀명의 펀드 증여세는 자녀를 위한 펀드에 가입하려고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자녀 명의로 할 것인가 여부다.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한다면 경제교육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좋지만, 나중에 투자 수익률이 좋아 자금이 불어났을 경우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부동산 취득자금 등 종자돈 마련을 위한 펀드 투자라면 나중에 자금 출처 조사 등에 대비해 자녀 명의로 가입하고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좋지만, 교육비나 의료비 등의 목적이라면 굳이 자녀 명의로 펀드를 들 필요가 없고 증여세 문제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경제교육 효과 등을 고려해 자녀 명의로 가입을 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상철 신한은행 PB그룹 세무사는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할 경우 10년 단위로 장기 계획을 세워 증여하는 것이 절세방법”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에서는 미성년자(만 20살 미만)는 최근 10년 이내에 직계 존비속으로부터 다른 증여재산이 없는 경우 1500만원, 성인의 경우 3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여 3개월 이내에 신고를 해야 그 시점을 증여시기로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녀 명의로 펀드에 들 경우, 면세점 이하인 1500만원, 3000만원의 돈을 자녀 명의의 예금통장으로 한꺼번에 자금 이체를 한 뒤, 그 통장에 입금된 돈을 바탕으로 증여 신고를 먼저 해야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통장에서 적립식 펀드 쪽으로 자금이 나갈 수 있도록 하면 추후 투자로 거둔 초과 수익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만약 1500만원, 3000만원의 목돈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 명의로 들어 면세점의 목돈을 마련하든가, 자녀 명의로 10만원, 20만원씩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한 뒤 면세점(1500만원, 3000만원)이 되기 전에 펀드를 해지하고 그 시점에 증여 신고를 하고 투자를 계속 하면 된다. 양선아 기자
은행·증권사가 추천하는 내자녀 위해 십년 묵힐 펀드는?
국민은행은 ‘슈로더 브릭스 주식형 투자신탁’을 권했다. 이석희 국민은행 투신상품부 차장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분산투자하는 펀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피델리티 아시아 종류형’을 권했는데, 이 펀드는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지난 5월17일 설정된 이 펀드는 누적수익률이 11%다. 한국투자증권은 ‘신한BNP 봉쥬르 차이나’를 추천했다. 김균 한국투자증권 투자교육팀장은 “중국이 앞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주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돼 중국 펀드 투자가 좋은 전략”이라면서도 “1~2년간 중국 주식시장이 안좋아질 수 있으므로 철저하게 적립식으로 장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10년에 1500만원, 3000만원까지 면제 자녀명의 펀드 증여세는 자녀를 위한 펀드에 가입하려고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자녀 명의로 할 것인가 여부다.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한다면 경제교육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좋지만, 나중에 투자 수익률이 좋아 자금이 불어났을 경우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부동산 취득자금 등 종자돈 마련을 위한 펀드 투자라면 나중에 자금 출처 조사 등에 대비해 자녀 명의로 가입하고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좋지만, 교육비나 의료비 등의 목적이라면 굳이 자녀 명의로 펀드를 들 필요가 없고 증여세 문제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경제교육 효과 등을 고려해 자녀 명의로 가입을 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상철 신한은행 PB그룹 세무사는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할 경우 10년 단위로 장기 계획을 세워 증여하는 것이 절세방법”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에서는 미성년자(만 20살 미만)는 최근 10년 이내에 직계 존비속으로부터 다른 증여재산이 없는 경우 1500만원, 성인의 경우 3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여 3개월 이내에 신고를 해야 그 시점을 증여시기로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녀 명의로 펀드에 들 경우, 면세점 이하인 1500만원, 3000만원의 돈을 자녀 명의의 예금통장으로 한꺼번에 자금 이체를 한 뒤, 그 통장에 입금된 돈을 바탕으로 증여 신고를 먼저 해야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통장에서 적립식 펀드 쪽으로 자금이 나갈 수 있도록 하면 추후 투자로 거둔 초과 수익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만약 1500만원, 3000만원의 목돈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 명의로 들어 면세점의 목돈을 마련하든가, 자녀 명의로 10만원, 20만원씩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한 뒤 면세점(1500만원, 3000만원)이 되기 전에 펀드를 해지하고 그 시점에 증여 신고를 하고 투자를 계속 하면 된다. 양선아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